2021년 01월 20일, 수요일


국토와교통

2021년 1월호
(통권 438호)


주차장 부지, 환매되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07/08 (수)



대법원 2019.10.31. 선고 2018다233242 판결
 
1. 들어가며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시설인 주차장 사업을 시행하면서 사업부지에 포함된 을 등의 각 소유 토지를 협의취득한 후 공영주차장을 설치하였는데 그 후 위 토지를 포함한 일대 지역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공영주차장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및 재정비 촉진계획이 고시되었고, 이에 따라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되었다면, 을 등은 목적사업인 주차장 사업에 필요 없게 되어 위 토지에 관한 환매권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사실관계
원고 1은 OO시 OO구 대 46.3㎡(이하 ‘이 사건 제1토지’)의 소유자이고 원고 2, 원고 3, 망 소외 1(원고 4, 원고 5, 원고 6이 공동상속하였음), 망 소외 2(원고 2, 원고 3이 공동상속하고 원고 4, 원고 5, 원고 6이 대습상속하였음)은 OO시 OO구 대 46.3㎡(이하 ‘이 사건 제2토지’)의 공동소유자이며, 원고 7은 OO시 OO구 대 36.4㎡(이하 ‘이 사건 제3토지’)의 소유자였다.
피고 B구(이하 ‘피고’)는 2002년 5월 20일 OO구 고시 제OO호로 도시계획시설(도로) 사업의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고 피고는 2003년 6월 17일 위 도로 사업부지에 포함된 이 사건 제3토지를 협의취득한 후 도로를 설치하였다.
피고는 2004년 6월 25일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으로 인한 주차난을 해소하여 주차 편의를 제공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목적으로 OO구 고시 제OO호로 도시계획시설(주차장) 사업(이하 ‘이 사건 주차장 사업’)을 시행하기로 하고 2005년 5월 12일 같은 고시 제OO호로 이 사건 주차장 사업의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였다.

피고는 2005년 9월경부터 같은 해 10월경까지 사이에 이 사건 주차장 사업부지에 포함된 이 사건 제1토지 및 이 사건 제2토지를 각 협의취득하였고, 이 사건 제3토지도 위 주차장 사업부지로 변경한 다음, 2006년 10월 31일 이 사건 각 토지 등에 ○○○동 제1공영주차장(이하 ‘이 사건 주차장’)을 설치하였다.
OO시장은 2006년 10월 19일 OO시 고시 제OOO호로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OO시 OO구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고 2008년 2월 5일 같은 고시 제OOO호로 위 각 토지를 포함한 그 일대 지역에 대하여 이 사건 주차장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재정비촉진지구 변경지정 및 재정비 촉진계획을 고시하였다.

피고는 2009년 3월 31일 OO구 고시 제OO호로 OOOO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의 사업시행인가를 고시하고, 2010년 3월 3일 같은 고시 제OO호로 OOOO 재정비촉진구역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하였다.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관리처분계획인가가 고시된 2010년 3월 3일 이후 OOOO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3년 말경 이 사건 주차장을 철거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원고들은 주차장 사업을 폐지하는 내용의 고시를 통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환매권이 발생하였음에도 피고가 이를 통지하거나 공고하지 않아 환매권 행사기간 내에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하여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3.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인용하였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이 환매할 토지가 생겼을 때에는 사업시행자가 지체없이 이를 원소유자 등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원래 공적인 부담의 최소한 성의 요청과 비자발적으로 소유권을 상실한 원소유자를 보호할 필요성 및 공평의 원칙 등 환매권을 규정한 입법이유에 비추어 공익목적에 필요 없게 된 토지가 있을 때에는 먼저 원소유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 환매할 것인지 여부를 최고하도록 함으로써 법률상 당연히 인정되는 환매권 행사의 실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위 규정은 단순한 선언적인 것이 아니라 사업시행자의 법적인 의무를 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사업시행자가 위 규정에 의한 통지나 공고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의무를 위배한 채 원소유자 등에게 통지나 공고를 하지 아니하여 원소유자 등으로 하여금 환매권 행사기간이 도과되도록 하여 이로 인하여 법률에 의하여 인정되는 환매권 행사가 불가능하게 되어 환매권 그 자체를 상실하게 하는 손해를 가한 때에는 원소유자 등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이 사건 주차장 사업의 사업시행자인 피고는 원고 1, 원고 2, 원고 3, 망 소외 1, 망 소외 2, 원고 7에게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환매권이 발생하였음에도 그에 관하여 토지보상법의 관련 규정에 따른 통지나 공고를 하지 않았으며, 이러한 피고의 통지, 공고의무 해태로 인하여 이들은 이 사건 각 토지의 협의취득일로부터 10년인 그 행사기간 내에 환매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환매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이 사건 주차장을 폐지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재정비 촉진계획이 고시되거나 이 사건 각 토지 등에 관한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의 사업시행인가가 고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차장이 여전히 종래의 주차장 용도로 사용되는 동안은 주차장으로서의 효용이나 공익상 필요가 현실적으로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재정비 촉진계획의 고시나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의 사업시행인가 고시만으로 이 사건 각 토지가 객관적으로 이 사건 주차장 사업에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은 구 토지보상법 제4조 제5호의 공익사업으로서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자가 임대나 양도의 목적으로 시행하는 주택의 건설 또는 택지의 조성에 관한 사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원고들이 2013년 말경에야 비로소 이 사건 주차장이 실제로 철거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2010년 4월 5일 개정·시행된 구 토지보상법 제91조 제6항이 적용되어 공익사업의 변환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원고들의 환매권 행사가 제한될 여지가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2008년 2월 5일 이 사건 주차장을 폐지하기로 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재정비 촉진계획의 고시만으로 이 사건 각 토지가 이 사건 주차장 사업에 필요 없게 되었고 그 무렵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보아 이를 전제로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구 토지보상법 제91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5. 판결의 의미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8.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토지보상법’)은 제91조 제1항에서 “토지의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사업의 폐지·변경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경우 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당해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때부터 1년 또는 그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당해 토지에 대하여 지급받은 보상금에 상당한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당해 사업’이란 토지의 협의취득 또는 수용의 목적이 된 구체적인 특정 공익사업을 가리키는 것이고,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때’란 사업시행자가 취득한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그 취득 목적사업을 위하여 사용할 필요 자체가 없어진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협의취득 또는 수용된 토지가 필요 없게 되었는지 여부는 사업시행자의 주관적인 의사를 표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당해 사업의 목적과 내용, 협의취득의 경위와 범위, 당해 토지와 사업의 관계, 용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주차장을 폐지하기로 하는 정비계획이 고시되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주차장이 종래의 용도대로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면 당해 토지와 사업의 관계 및 용도 등을 고려할 때 공익상 필요로 시행된 주차장 사업의 폐지․변경으로 당해 토지가 주차장 사업에 필요 없게 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점을 지적한 대상판결의 판시는 타당하다.

또한 대상판결은 이 사건 재개발 사업이 구 토지보상법 제4조 제5호의 공익사업으로서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자가 임대나 양도의 목적으로 시행하는 주택의 건설 또는 택지의 조성에 관한 사업’에 해당하므로 원고들이 2013년 말경에야 비로소 이 사건 주차장이 실제로 철거되었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2010년 4월 5일 개정·시행된 구 토지보상법 제91조 제6항이 적용되어 공익사업의 변환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원고들의 환매권 행사가 제한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함으로써 토지보상법 제4조 제5호 사업에 대한 공익사업 변환 법리의 적용을 명확히 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사료된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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