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0월호
(통권 435호)


임차인이 영업비품 그대로 남겨두면?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09/09 (수)



대법원 2018.11.29. 선고 2018다240424 판결
 
들어가며
 
임대인 갑과 임차인 을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을이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던 중 을의 차임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후 을이 점포에 대한 폐업신고를 하였는데 을이 영업비품을 그대로 비치하는 등 점포를 계속해서 점유하였다면 갑이 을을 상대로 차임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 A, 원고 B(이하 ‘원고들’)는 2015년 2월 1일 피고 C(이하 ‘피고’)와 이 사건 점포를 보증금 5000만원, 월차임 150만원, 기간 2015년 2월 1일부터 2016년 2월 27일까지로 정하여 피고에게 임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 피고에게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특약사항을 정하였다.
 
[특약사항]
1. 현재까지 밀린 월차임이 금 600만원임을 확인한다.
6. 월임대료를 3회 이상 연체시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8. 부가가치세는 별도임.
 
피고는 2015년 3월 3월, 2015년 4월 7일 원고 B에게 150만원을 차임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그 외에는 원고들에게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들은 2015년 12월 2일 피고에게 3기 이상의 차임을 연체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해지통고서를 발송하였고 해지통고서가 2015년 12월 3일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원고들은 2017년 8월 31월 G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G는 같은 날 원고들 승계참가인에게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2017년 8월 29일자 신탁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피고는 이 사건 점포에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였고 2016년 9월 28일 폐업신고를 한 이후에도 영업비품들을 그대로 비치하는 등 이 사건 점포를 계속하여 점유하였다. 원고들은 2017년 9월 26일 가집행선고부 제1심판결을 집행권원으로 강제집행을 실시하여 이 사건 점포를 인도받았다.

원고는 차임지급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피고는 이에 대해 임대차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차임지급 또는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본소청구는 인용하였고 보증금반환을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는 기각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15년 12월 3일 차임 연체를 이유로 적법하게 해지되었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점포를 인도할 의무가 있고, 2015년 2월 1일부터 원고들이 이 사건 점포의 소유권을 상실한 2017년 8월 31일까지 월 165만원(부가가치세 포함)의 비율로 계산한 차임 또는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금에서 원고 B가 지급받은 차임과 원고들이 반환하여야 할 임대차보증금을 공제한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과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월차임을 150만원으로 약정하였고, 2016년 9월 28일 이후로는 이 사건 점포를 사용ㆍ수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을2, 3호증, 을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주장사실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반소로써 원고들에 대하여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2750만원의 지급을 구하나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면 남는 금원이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본소의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및 반소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의 판단 중 피고가 2016년 9월 28일 폐업신고를 한 이후로도 이 사건 점포를 사용·수익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음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위 폐업신고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도 차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부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서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여 오다가 2016년 9월 28일 관할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피고가 현실적으로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점포에 영업비품과 시설을 그대로 남겨 둔 이상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을 뿐, 피고가 폐업신고를 한 이후 더 이상 커피전문점 영업을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한 폐업신고를 한 이후에는 비록 그 점유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본래의 임대차계약상의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을 한 것이 아니어서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바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가 커피전문점 영업에 필요한 비품 등을 그대로 남겨둔 채 이 사건 점포를 폐쇄한 사정 등을 들어 피고가 폐업신고를 한 2016년 9월 28일 이후에도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및 반소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민법 제741조에 따라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 부당이득의 반환의무를 정하고 있는 것인데 여기에서 ‘이익’이라 함은 실질적인 이익을 의미한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부당이득 반환의무의 성립요건을 분설하여 보면, ①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에 의하여 이익을 얻어야 하고(수익), ②타인에게 손실을 주어야 하며(손실), ③수익과 손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임대차계약관계가 소멸된 이후에 임차인이 임차건물 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본래의 임대차계약 상의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다면, 임차인이 타인(임대인)에게 손실은 주었으되 자신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것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임차인이 남겨둔 영업비품 등으로 인해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익을 얻은 바가 없는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본 대법원 판결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피고가 이 사건 점포에 대한 폐업신고를 한 이후에는 비록 그 점유를 계속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본래의 임대차계약 상의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을 한 것이 아니어서 실질적인 이익을 얻은 바 없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으로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또한 본 대법원 판결은 임차인 측의 사정으로 인해 임차건물 부분을 사용·수익하지 못하였거나 임차인이 자신의 시설물을 반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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