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9일, 목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0월호
(통권 435호)


1976년 건설업법 개정, 기술사 배치 의무규정 도입에 관하여


  박효성 건설기술교육원 겸임교수     입력 2020/09/11 (금)



「기술사법」 개정 방향 ②
 
국토부와 산업부, 건설엔지니어링 업역 충돌 예상

2020년 7월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김희국 의원이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함에 따라 건설엔지니어링 업역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간에 해묵은 충돌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국토부의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해 건설기술용역업을 등록할 때 산업부의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의한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술사법」에 의한 기술사사무소 등록은 필수적이다. 이번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에는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와 기술사사무소 등록을 하지 않아도 건설기술용역업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관련 업계에서 주시하고 있다.

만약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국토부 용역을 주로 수행 중인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산업부 산하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과기부 산하 한국기술사회에 등록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어 등록과정이 간소화된다. 하지만 건설엔지니어링 업체 등록을 맡고 있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기술사사무소 등록을 맡고 있는 한국기술사회의 입장을 감안하면 산업부와 과기부로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어 충돌이 예상된다.

이번 충돌의 발단은 산업부에서 시작되었다. 2020년 5월 7일 산업부가 발표했던 ‘엔지니어링 혁신전략’ 중 ‘PMC(사업총괄관리) 활성화’와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 개정방향’에 대해 국토부는 ‘산업부에서 국토부 소관 건설엔지니어링 관련 업무에 지나치게 월권하고 있다’라며 문제를 제기한 바 있었다.

이와 같은 두 기관 간의 업무 충돌을 건설엔지니어링 업계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보면서, 한편으로는 행정규제완화 차원에서 등록절차 단일화는 오래 전부터 건의했던 사안이라고 말한다. 이번 두 기관 간에 재현되고 있는 갈등은 과기부의 「기술사법」이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필연적이라고 여겨진다.

1976 국토부 건설현장에 기술사 의무배치 첫 도입

우리나라에 1963년 「기술사법」이 제정되고, 불과 한 달 후에 「건축사법」도 제정되었다. 그 당시 「건설업법」은 이미 1958년 제정되어 시행 중이었다. 이와 같은 세 법의 소관 부처는 달랐지만 정부가 건설산업을 공공시설은 기술사, 민간시설은 건축사를 중심으로 펼치겠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였다고 회상된다.

1960년대 국내에는 미국의 유・무상 원조자금뿐만 아니라 세계은행(IBRD)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차관자금, 대일청구권자금 등이 도입되면서 농지구획 정리, 비료공장 건설 등의 농업기반이 조성되었고, 도로포장, 임대아파트 등의 생활시설도 확충되었다. 아직 도로, 철도, 댐, 항만 등의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사업이 본격 착수되기 전의 얘기다.

예를 들어, 서울 저소득층 서민들의 임대주택 공급제도의 경우 매월 납부하는 주택임대료가 부담스러워 입주자 신청이 미달되는 때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건설부가 임대주택 건설비를 낮추기 위해 접속도로와 상하수도 설치비 등을 차관자금에서 충당해 주었다. 그래서 서울 강남 뱅뱅사거리에 ㈜우성건설이 5층으로 지은 임대아파트단지의 정문에 ‘우성차관(借款)임대아파트’ 간판이 붙었다. 그 동네에 사는 한글세대 애들이 우리 아파트에 장관(長官)은 없고 차관(次官)만 산다고 했다. 얼마 전에 초고층 아파트단지로 모두 바뀌었다.

정부가 여러 해외기관과 개발차관 도입 협상할 때 차관제공 국가 측이 해당 건설프로젝트의 설계 및 공사감리를 맡는다는 조건을 부과하여 총 차관액의 극히 일부를 용역비로 사전 공제하고, 그 나머지 자금이 도입되는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국내 대부분의 SOC 건설프로젝트는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차관 제공 국가 측이 (현장 상주하는 공사감독까지) 담당하였고, 국내 건설업체는 ㈜현대건설 등을 비롯하여 현장에서 시공분야를 중심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같은 시스템이 10년 이상 지속된 가운데 건설부는 1976년 「건설업법」을 개정하여 건설업자는 건설공사를 시공할 때 전반적인 현장관리를 할 수 있도록 현장에 그 공사에 상응하는 자격을 가진 건설기술자를 1인 이상 배치하도록 새로 정하였다. 또한 건설업에 종사하는 건설기술자는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관련 분야의 기술자격을 취득한 자로서 건설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로 제한하였다.

이를 적용하기 위해 「건설업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건설업자는 공사금액 3억원을 초과하는 현장에 기술사를 배치하고, 5000만원을 초과하는 현장에 기사 1급을 배치하며. 5000만원 미달되는 현장에도 필요한 경우 기사 1급을 배치하도록 했다. 또한, 건설기술자 면허의 종류를 토목・건축・기계 및 국토개발로 구분하고, 등급은 각 종류별로 기술사, 기사 1급 및 기사 2급으로 정하여 아래 [표1]과 같이 열거하였다.
 
  
 
「건설업법」 법률 제2851호(1976.4.1.) 改正 내용
건설업자는 건설공사의 시공 중에 공사관리 기타 기술상의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현장에 그 공사에 상응하는 자격을 가진 건설기술자를 1인 이상 배치해야 한다.

 
「같은법 시행령」 대통령령 제477호(1976.4.1.) 改正 내용
건설업자는 공사금액 3억원 초과하는 공사현장에는 기술사를, 5000만원 초과하는 공사현장에는 기사 1급을 배치하여야 한다. 또한, 건설공사 발주자는 5000만원 미달되는 공사현장에도 그 공사 성질에 따라 기사 1급의 배치를 건설업자에게 요청할 수 있다.

 
기술사 전성시대가 시작됐으나, 기술사는 계속 부족

이와 같이 「건설업법」이 개정됨에 따라 정부 발주 공공건설공사 중에서 일정규모 이상의 현장에는 기술사, 기사 1급 및 기사 2급의 국가기술자격 소지자들이 책임지고 시공하게 되었다. 물론 외국차관이 투입되는 대부분의 공공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 및 공사감리는 차관단이 상주하면서 수행하였다.

반면, 차관자금이 투입되지 않은 민간건축공사는 「건축법」에 의해 설계, 공사감리 및 시공 모두를 건축사가 책임지고 수행하였다. 어쨌든 건설산업이 공공분야든 민간분야든 기술사와 건축사가 중심이 되는 기술자격자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우리나라가 60~70년대에 대규모 SOC 건설공사를 발주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를 책임지고 수행해야 되는 기술사가 대량으로 필요해 지는 압축경제 성장시대가 열렸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처는 기술인력 대량 수요 시대가 도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사가 공사금액 3억원을 초과하는 현장을 독점적으로 맡아 시공(설계・공사감리 제외)할 수 있는 현실에 만족했다고 여겨진다. 1963년 설립된 한국기술사회 역시 기술사를 대량 배출하여 공사금액 3억원 초과에서 2억원, 1억원 초과하는 쪽으로 업무영역을 확장한다는 장기적인 비전이 없이 기술사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과 연봉 상승에 도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그 시점을 회상해 보면 기술사를 대량 배출해야 되는 첫 번째 기회를 상실하였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기술처 설치 및 「기술사법」 제정 이후 발자취

1967년 경제기획원 기술관리국이 분리되어 과학기술처가 발족되면서 「기술사법」에 의해 과학기술 향상과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사무를 맡게 되었다.

과학기술처가 설치되고 30년이 지난 1998년 과학기술부로 승격되었지만 업무는 두 가지 관점에서 축소되었다. 첫째는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기술용역육성법」이 1977년 제정되어 기술용역업의 등록을 받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고용노동부 소관 「국가기술자격법」이 1974년 제정된 후, 1981년 제정된 「한국산업인력공단법」에 의거하여 고용노동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설립되어 기술사 자격시험을 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사법」 관련 핵심적인 두 가지 사무를 다른 기관에서 이미 주관하고 있었기에 과학기술부로 승격되고 조직이 확대됐지만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소관 업무가 축소된 과학기술부가 2008년 교육인적자원부에 흡수되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설치되었다. 새로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산업기술인력 양성 업무를 이관받았지만 실속은 없었다. 산업자원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확대 개편되면서 「기술용역육성법」을 1993년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으로 전부개정하고 기술용역업체 육성정책을 여전히 꼭 쥐고 그 사무를 뺏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로 다시 분리되었다. 새로 설치된 미래창조과학부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디지털콘텐츠 사무를, 지식경제부로부터 정보통신산업과 우편・우편환 및 우편대체 사무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방송・통신의 융합・진흥 및 전파관리와 정보통신 사무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모든 소관 사무를 이관받았다.
 
과기부,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 적극 대응 필요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또 개편되면서 기술창업 관련 창조경제 진흥에 관한 사무를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함으로써 과학기술처가 세 번째 이삿짐을 쌓고 푼 후에 오늘에 이르렀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술사법」 관련 핵심적인 사무를 여전히 주관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을 2010년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으로 전부개정하고 기술용역업체의 명칭도 엔지니어링사업자로 바꾸는 등 기술용역업의 사무에 더욱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중앙행정기관은 원칙적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익년도 세출예산을 사용하기 위해 1년 예산을 기준으로 단기집행계획을 수립하고, 5년 임기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면 후임 정부의 선거공약 등을 반영하기 위해 5년 단위의 중기추진계획을 수립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10~20년 후에 도래되는 첨단과학 시대상을 예측하여 장기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일반적인 정책 수립 흐름에 상관없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와 고용이 불안정한 가운데 국내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크고 고용증대에 효과적이라는 배경설명과 함께 ‘엔지니어링산업의 혁신전략’을 마련하여 2020년 5월 7일 정부합동으로 발표했다. 대단히 기민한 발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조 상공부 시절부터 오늘날까지 연말연시에도 쉬지 않고 1개월 단위 무역수출입 통계를 분석하여 청와대 보고하고, 즉시 출입기자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는 뼈대 있는 조직이다.

이에 반해, 언론에 보도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식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중소・중견 IT기업 육성을 위해 공공부문 IT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다는 등의 ‘정보통신’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이 글을 쓰면서 과기부 보도자료를 검색했지만 ‘과학기술’의 핵심정책인 「기술사법」 개정방향이나 기술사 관련 제도개선 등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번 「건설기술진흥법」 개정안에 엔지니어링사업자 신고와 기술사사무소 등록을 하지 않아도 건설기술용역업을 등록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다. 향후 이 개정안 심의에 대비하여 「기술사법」의 기술사사무소 등록 조항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아니면 개정안 자체를 반대할 것인지 지금 검토해야 될 때다.
 
白頭 박효성 건설기술교육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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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부동산시장 불법행위 칼 빼들었다

탈세의심 555건 국세청 통보, 대출규정 미준수 37건부동산 범죄수사 30건 형사입건, 395건 수사 진행 중 국토교통부는 8월 26일 지난해 12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신고된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대상으로 한국감정원과 함께 실시한 실거래 조사 결과와 지난 2월 21일 출범.. 박병기 기자 | 국토와교통 2020년 09월호(4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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