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일, 수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11월호
(통권 436호)


하남 교산·과천 등 6만가구 사전청약


  박병기 기자     입력 2020/10/08 (목)



공공분양 60~85㎡ 주택비율 30~50%로 높여…고급화 전략

2022년까지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예정물량 44% 쏟아낸다
 
내년 7월부터 2022년까지 경기도 하남 교산지구 등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 등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6만 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정부는 3040세대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주택 청약 특별공급 비율을 늘린 데 이어 수도권 공공택지 주택 공급 사업을 서둘러 2022년까지 예정 물량의 44%를 청약시장에 쏟아내기로 했다. 공공분양 아파트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형급인 60∼85㎡ 주택 공급 비율을 최대 50%까지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 회의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수도권 공공택지 사전청약 등 조기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 1∼2년 전에 아파트를 조기 공급하는 제도로, 당첨되고 나서 본 청약 때까지 무주택자 요건을 유지하면 100% 입주를 보장한다. 국토부는 앞서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 6만 가구를 사전청약 형식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내년 하반기에 3만 가구, 2022년 상반기에 나머지 3만 가구가 사전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3기 신도시 분양 물량은 총 12만 가구인데 이중 2만 2200가구가 사전청약된다. 서울에서 나오는 사전청약 물량은 용산 정비창 부지 3000가구를 비롯한 5000가구로 일단 책정됐으나 1만 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사전청약 물량은 지구별로 한꺼번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우선, 내년 7∼8월에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 1100가구를 비롯해 남양주 진접2지구 1400가구, 성남 복정1·2지구 1가구 등이 사전청약 대상이다. 9∼10월에는 남양주 왕숙2지구 1500가구와 성남 낙생 800가구, 부천 역곡 800가구 등이 나오고 11∼12월에는 하남 교산 1100가구와 고양 창릉 1600가구, 남양주 왕숙 2400가구, 과천 1800가구 등이 사전청약에 들어간다.
 
사전청약 물량 55%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
 
2022년에는 상반기에 남양주 왕숙 4000가구, 고양 창릉 2500가구, 안양 인덕원 300가구 등 3만 가구 대부분이 나오고 용산 정비창 3000가구는 하반기에 사전청약이 진행된다.

태릉골프장은 내년 상반기 교통대책 수립 후, 과천청사 부지는 청사 활용계획 수립 후, 캠프킴은 미군의 반환 후, 서부면허시험장은 면허시험장 이전계획이 확정된 후 구체적인 사전청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전청약 물량의 55%가 특별공급으로 나온다. 30%가 신혼부부 특공, 25%는 생애최초 특공이다. 사전청약 때는 입지 조건과 주택 면적, 가구 수, 추정 분양가, 개략적인 설계도 등 주택정보를 비롯해 본 청약 시기, 입주 예정 월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사전청약의 자격은 본 청약과 같고 소득요건 등을 적용하는 시점은 본 청약이 아닌 사전청약 때가 기준이 된다. 1~2년 뒤 본 청약 때 소득요건이 정해진 기준을 넘기거나 신혼부부가 혼인 7년을 넘겨 더 이상 신혼부부가 아니게 되더라도 주택을 분양받는 데 지장이 없다는 뜻이다.

거주 요건의 경우 사전청약 당시 수도권 등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이면 신청할 수 있고 우선공급 대상이 되기 위한 거주 기간은 본 청약 시점까지 충족하면 된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선 우선공급 기준이 되는 거주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일부 수요자가 청약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신도시 예정지에 전세를 구해 들어가거나 위장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사전청약부터 본 청약까지 1~2년밖에 차이 나지 않아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공분양 아파트 넓은 주택형 비율 확대
 
이와 함께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앞으로 공급할 공공분양 아파트는 넓은 주택형의 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60∼85㎡ 공공분양 주택의 비율을 지역 여건에 맞게 30∼50% 수준으로 확대한다.

현행 법령상 공공분양 아파트의 60∼85㎡ 주택 공급 비율은 15%를 넘지 못하게 돼 있으나 국토부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이 비율을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한 적기에 교통사업이 완공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후속 절차도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기 신도시가 적기에 교통인프라를 완비할 수 있도록 광역교통개선대책 확정,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 등 후속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 12만명 이상 신청
 
한편, 국토부가 3기 신도시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홈페이지에 한 달간 65만명이 방문하는 등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파악됐다.

청약 일정을 문자 메시지로 제공하는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에는 12만명 이상이 신청했다. 신청자는 연령대별로 30대가 38%로 가장 많고 뒤이어 40대 31%, 50대 16% 순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2022년까지 공급하는 주택은 사전청약을 포함한 총 37만 가구로, 수도권 127만 가구 계획 중 공공택지를 통한 물량 84만 5000가구의 44%에 달한다. 이는 수도권 전체 아파트 재고 539만 가구의 7%에 해당한다.

3040 세대에 비싼 서울 구축 주택을 사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3기 신도시나 용산 정비창 등 알짜배기 청약을 노려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37만 가구 중 임대주택은 13만 가구이며, 분양주택은 사전청약 6만 가구와 본 청약 18만 가구 등 총 24만 가구다. 본 청약 물량 18만 가구는 2기 신도시, 주거복지로드맵 지구 등에서 나오는 공공분양 6만 가구와 민간분양 12만 가구로 나뉜다.

본 청약은 올해 4분기에 위례지구(2300가구), 성남 판교대장(700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600가구) 등이 예정돼 있고 내년엔 과천 주암(1500가구), 과천 지식정보타운(500가구), 위례지구(400가구) 등이 계획돼 있다.
 
6만가구 사전청약, 공급 불안 심리 진정 효과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3기 신도시 포함 사전청약 실시로 인해 주택시장이 일부 안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동안 공급 부족 불안감에 이른바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사들였던 30대 ‘영끌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을 진정시키면서 서울에 쏠렸던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계획을 구체화하고 시기를 앞당긴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택 부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전청약은 본청약보다 1~2년 앞당겨 청약하는 것으로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목적이 강하다”며 “사전청약 당첨자를 중심으로 ‘조기 내 집 보유 효과’가 나타나 주택시장 안정에 일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약가점이 낮은 30대들이 청약을 포기하고 주택 부족 불안감에 ‘패닉바잉’에 나서고 있는데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신혼희망타운에서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어 분양시장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이동할 것으로 박 의원은 예상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막연했던 주택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왔기 때문에 매매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다”며 “사전 청약과 공공택지 분양을 위해 수도권 주택마련 수요의 상당수가 대기수요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기권 등 수도권 우수 입지에 분양이 예고되면서 서울에 쏠렸던 주택 수요가 주변으로 분산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수도권 주택 패닉바잉의 주 수요층이던 3040세대가 특별공급 자격을 활용하면 가격이 저렴하고 입지도 좋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거 선호와 택지구득난, 정비사업 정체로 시달리는 서울의 주택 수요 및 쏠림현상을 경기권으로 일부 분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홈페이지 ‘청약일정 알리미 서비스’를 신청한 이유로 95%가 본인 거주 목적을 꼽았는데 거주지역 기준으로는 경기도가 58%로 가장 많았으나 서울지역 거주자도 전체의 31%에 달해 주택 수요 분산이 예상된다.



대기수요 전세에 머물러 전세부족 더 심화 우려도
 
반면 사전청약을 하더라도 입주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택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이번 공급 물량은 향후 5~6년 후의 입주 물량이기 때문에 당장 서울의 주택가격 안정화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번 사전청약 대상지에서 8·4 공급대책의 핵심입지인 정부 과천청사 유휴부지,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용산 캠프킴 등이 빠진 것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전청약 대상지 중 과천 유휴지와 같이 시장에서 알짜로 평가하는 지역이 빠졌다”며 “첫 사전청약이라 공급계획에 차질이 없는 쉬운 지역을 중심으로 기획되면서 도심공급에 대한 의미가 퇴색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급계획으로 주택 매매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진정되겠으나 청약 대기수요가 전세 시장에 장기간 머물면서 임대차시장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함영진 랩장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사전청약 일정을 미리 알림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에 몰렸던 수요를 조절하는 효과를 기대할만하지만 3기 신도시 분양을 노리는 무주택자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가격의 꾸준한 오름세는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연구원도 “사전청약은 실제 입주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적지 않아 그때까지 임차인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전세 시장의 매물감소 문제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병기 기자 (press197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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