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중소기업 탐방] 유광산 ㈜GSAI·유광토건 대표 “터널공사 인명사고 우리가 책임진다” 박병기 기자 입력 2025/02/28 (금)  “터널공사 인명사고 우리가 책임진다” 터널공사 안전지킴이 ‘만능 에어백’ 개발 기존 안전시설 설치비용 대비 10분의 1 방재 전ㆍ후 구조물 변형없는 장점도 있어 해마다 5%씩 성장하는 115조원 규모의 세계 터널 건설시장에서 안전사고는 최대 위험요소다.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인 일본 세이칸 철도 해저터널(연장 53.85㎞)은 1964년 착공 후 해수 유입 사고가 4차례나 발생해 공사기간이 연장됐고, 착공 25년 만인 1988년에야 개통됐다. 1979년에는 1분에 해수 80t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침수사고로 수십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토목 전문회사가 돌과 흙, 물과 싸워야 하는 터널공사에서 작업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고, 유입수와 토사를 막아내는 토종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의 에어백 원리에서 착안했다. 폐쇄된 작업공간 특성상 위험 상존 사고 땐 인명피해ㆍ공사지연 불가피 터널공사 안전확보 끊임 없이 고민 유광산 ㈜GSAI·유광토건 대표(64)는 ＜국토와교통＞과 인터뷰에서 “에어백이 차량 충돌 시 순간적으로 튀어나와 큰 공기주머니로 변해서 운전자를 보호해주는 것처럼, 터널공사 작업발판대에 숨겨진 1ｍ도 안 되는 작은 포켓이 침수사고 등이 발생하면 공기를 품은 대왕고래처럼 커져서 작업자들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1998년 회사를 창립해 27년간 토목공사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유 대표는 사내 건설연구소를 통해 터널공사 안전문제를 고민해 왔다. 폐쇄된 작업공간 특성상 시공 중 누수나 폭발 등에 따른 돌발용수 유입에 따른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 터널을 보유한 일본과 노르웨이에선 해수유입으로, 국내 서울지하철 2ㆍ3ㆍ7호선과 광주도시철도 등은 폭우 및 암반출현 등으로 침수 피해를 겪었다.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공사 지연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불가피하다. 유광토건의 특허기술인 터널차폐시스템 AITPS(Air Inflatable Tunnel Protection System, 공기팽창식 터널보호시스템)는 제한된 공간을 단시간에 폐쇄시켜 유입수를 제어하는 재해방지 시스템이다. 유 대표는 “AITPS는 터널공사 현장은 물론이고 이미 운행 중인 터널에도 설치할 수 있는 최고의 안전대책”이라며 “터널공사 속도에 맞춰 이동 설치가 가능하고, 물과 흙의 유입을 모두 막아준다는 점에서 터널용 만능 에어백”이라고 설명했다.  유광특허기술, 사고시 공간 폐쇄 유입수 제어하는 재해방지 시스템 작업에 방해 안되고, 원격작동 가능 AITPS는 터널 공사 중 침수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터널 내에 미리 설치된 팽창구조체(Inflater)가 부풀어 올라 유입된 하천ㆍ토사 등의 확산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광역 급행철도(GTX) A노선 6공구에 설치된 AITPS시스템을 보면 가로, 세로 0.7ｍ 크기의 팽창구조체가 사고 시 고성능 에어 컴프레서(air compressor)를 통해 10분 만에 지름 7.5ｍ, 길이 15ｍ의 초대형 공기주머니로 변신한다. 특히, 팽창구조체는 평소 작업자 보행로 하단 등 보관함에 저장돼 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공기가 주입되기 때문에 작업자들의 동선이나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거대한 공기주머니는 유입수로 인한 침수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안전지대로 대피할 시간을 벌어준다. 전자제어시스템을 통해 현장사무실에서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다. 팽창구조물은 내압을 충분히 견뎌내면서 이동과 취급이 용이해야 한다. 유 대표는 “내ㆍ외피는 이중구조로 돼 있는데 내피는 물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고무재질이고, 외피는 아라미드(Aramid)라고 해서 방탄복을 만드는 섬유재질이다”며 “잘 찢어지지 않고 바위가 떨어져도 터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ITPS는 기존 안전대책과 비교해 설치비용이 10분의 1수준이다. 지금까지는 터널 내 하천 유입시 수직구 방수문을 이용해 물길을 막는 것이 유일한 수단인데 방수문 설치에는 약 250억원의 공사비가 드는 반면 AITPS는 10억∼20억원정도면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방수문을 이용한 유입수 차단시 터널내 공기 압축으로 터널 구조물 이음부 이완 등 변형에 따른 보강공사가 필요한 것과 달리 AITPS는 사고 방재 전ㆍ후 구조물에 변형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GTX A 노선 6공구에 설치 이어 호남고속철도 2단계에도 적용 AITPS는 처음 시도되는 신기술이지만 정부와 발주처를 설득한 끝에 현재 GTX A노선 6공구와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목포) 5공구에 설치됐다. 또한 남해해저터널에 설계 반영돼 시공예정이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건설현장에도 설계 반영돼 시공 예정이다. 유 대표는 “신기술에 대한 모형실험을 진행했고, 감리단이나 발주처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장 적용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유광토건은 앞으로도 터널공사의 안전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더욱 공을 들일 계획이다. 유광토건 건설연구소에는 박사급 전문 연구진이 투입돼 터널내 화재확산 방지를 위한 AIFDPS(공기 팽창식 화재 확산방지시스템), 굴착 배면의 변형을 최소화하는 AIEPS(공기 팽창식 접지판 시스템), 폭우로 건물에 지표수 유입을 방지하는 AIFPS(공기 팽창식 홍수 방지 시스템) 등의 공법을 연구중이다. 유 대표는 향후 회사 운영계획에 대해 “지금까지는 토목공사업 위주로 기계적인 공사를 많이 해왔는데 앞으로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보다 기술적인 사업을 발전시키고 싶다”며 “영속적이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력으로 승부해 5년내 상장(IPO)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 아이비리그에서 탐낸 ‘AITPS’ 한편, 유광토건이 개발한 AITPS(공기팽창식 터널보호시스템)는 미국 아이비리그에서도 탐낸 기술이다. 유광산 대표는 “내가 쓴 논문을 보고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연락이 왔었다”며 “5대 5 지분으로 투자하는 사업을 제안해 왔는데, 한국기술로 제대로 개발해 선진국과 경쟁하고 싶어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터널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팽창구조체’를 외부에서 밀어넣어 유입수를 막는 방식을 쓴다. 유 대표는 “우리는 평상시에 바닥에 보관해 뒀다가 사고시 실용화시키는 것인데 미국은 그런 장치없이 밖에서 만들어 막기 때문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광산 ㈜GSAI·유광토건 대표 전문협회 기술분과 부회장 역임 터널지반 분야 전문가 유광산 ㈜GSAI·유광토건 대표(64)는 연세대 토목공학 석사를 거쳐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장을 역임한 김상환 교수의 지도로 터널지반공학 관련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한전문건설협회 토공사협의회에서 기술분과 부회장을 역임했고 동국대 겸임교수, 서울 양천구 도시계획 심의위원, 재난 위험성 평가위원, 건축심의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해저터널 급속차폐시스템의 인플레이터(Inflater) 분할구조에 따른 터널 내 차수효율에 대한 실험적 연구’, ‘해저터널 급속차폐를 위한 팽창구조체의 설계 및 현장적용에 대한 연구’ 등 기술 논문을 다수 발표한 터널지반 분야 전문가다. 박병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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