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시공의무제도의 쟁점과 합리적 개선 방안 김민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입력 2025/02/28 (금)  지방계약 제도 변화와 서울시 정책을 중심으로 국토교통부에서는 2006년 1월 건설공사의 적정 시공을 보장하고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건설사업자가 원도급자로서 계약한 공사의 일정 부분에 대하여 본인이 직접 시공토록 하는 직접시공의무제도를 도입했다. 건설산업기본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접시공의무제외 국내 광역·지방자치단체(지자체) 발주공사에 대해 불공정 하도급 관행 개선, 책임시공을 통한 품질 제고 등의 목적을 앞세워 원도급자의 직접시공 의무 및 범위를 강화·확대하는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 1월 1일부터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30억원 이상 일반공사 전체를 대상으로 입찰 참가자의 직접시공 비율을 평가에 반영하는 ‘직접시공평가제’를 도입했다. 서울시에서는 2016년부터 다양한 형태의 직접시공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으며, 최근에는 ‘부실공사 Zero 서울’ 달성을 목표로 핵심 주요 공종에 대한 직접시공 의무화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계약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직접시공 정책은 직접시공의무제의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건설 생산체계의 혼선을 가져오는 등 여러 문제점 발생이 우려되며 지역건설업의 위축을 비롯한 다양한 역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직접시공 평가 도입에 대한 지방계약 제도의 변화와 직접시공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정책을 중심으로 직접시공의무제도의 쟁점을 다각적으로 고찰하고, 도출된 문제점을 기반으로 합리적 정책 개선 방안을 제안해 보았다. 직접시공 평가 관련 행안부 예규는 「건설산업기본법」이 담고 있는 직접시공의무제도의 취지를 벗어나는 수준의 규제로 작용하며, 업계 및 산업 실태를 고려하지 않은 방침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직접시공 의무의 확대를 주장하는 서울시의 독자적 정책은 타 지자체·발주청과는 다른, 법률의 위임이 없는 규제이며 지역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되다. 행안부 예규는 계약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필요 시 직접시공 비율 평점을 10%p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지만 그 외 사항에 대해서는 하위법령 등에 위임하지 않고 있으며, 국토부의 「건설산업기본법」 또한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별도 기준을 규정토록 위임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즉, 서울시의 직접시공 정책은 국토부의 위임명령이나 행안부 등 타 법령의 집행명령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독자적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있다. 따라서 지방계약제도와 서울시 정책 모두 직접시공의무제도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설산업기본법」 수준으로 운영하고, 상위법령의 위임하에 독자적 정책을 추진한다는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지자체로서의 독립적 정책을 운용하고자 할 경우 업계가 순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연관 제도·정책에 대한 추가 보완·완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지역건설기업의 동일지역 공사 수주 의존도가 높으며 타 광역지자체의 행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건설업계가 순응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책을 완화함으로써 직접시공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첫째, 현재 직접시공 의무가 공사의 규모나 입찰·계약방법 등의 구분 없이 모든 공사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직접시공 원칙을 주입하는 것이 어려운 유형의 공사(예 : 기술형 입찰)에 대해서는 의무를 제외함으로써 대상 범위의 축소가 필요하다. 둘째, 초대형·고난도 공사일수록 직접시공의 수행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여 국토부의 「건설산업기본법」과 유사하게 공사비 구간별 의무비율을 차등 적용한다. 셋째, 직접시공 주요공종 지정 방침 유지 시, 일정 범위 내에서 계약상대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낙찰자가 착공 전 대상 공종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시장 선택의 유연성을 직접시공제에 반영하여 現 직접시공제의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주요공종 지정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업계 내 혼란을 최소화하고,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수준의 건설업종이 아닌 소공종 단위의 공종을 지정함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꾀한다. 상기 대안과 연계하여 다섯째, 가이드 구체화 시 종합건설업체가 원도급자로서 현실적으로 직접시공하기 극히 어려운 일부 공종에 있어서는 공사 특성에 따라 필요시 주요공종에서 제외토록 한다. 마지막으로, 직접시공제와 이원화되는 타 정책·제도와의 관계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아래 사항에 대해 중앙정부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첫째, 원도급자의 직접시공 개념과 정면으로 대치하는 하도급 비율 평가의 삭제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시공참여자제도의 폐지로 인해 발생한 위장직영 등의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대체제도(예 : 슈퍼인텐던트(Superintendent)의 활용)의 도입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궁극적으로 직접시공에 대한 정부의 정책 기조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직접시공 미이행 기업에 대한 처벌이나 현장 감독·관리를 강화하는 측면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직접시공을 추진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 기존 직접시공 확대 주장별 건설업계·산업 실태와 일부 발주청의 독자적 정책 관련 문제점을 기준으로 도출한 직접시공의무제의 주요 쟁점을 기반으로 정책 개선 방안을 도출했다. 1. 상위법령 위임하의 정책 운용 원칙 수립 서울시를 비롯한 모든 광역지자체가 직접시공 정책에 대해 수립해야 할 원칙은 상위 법령에서 정의하고 위임한 사항에 관해서만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다. 비록 공공계약이 사법상의 계약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는 국가 즉, 중앙정부로부터 독립하여 해당 지역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자치권을 보장받으나, 직접시공 의무 강화 사항은 발주자의 재량권을 넘는 행정입법에 따른 실질적 규제 사항이기에 상위법령을 통한 명확한 규제 위임의 선행이 필요하다. 서울시에서 2022년 6월 발표한 ‘직접시공 확대 및 하도급 풍토 개선방안’을 참고하면 서울시에서도 지자체로서 독자적 정책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상위법령의 위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모든 공사에 대해 직접공사비 기준 50% 직접시공 의무적용 확대를 추진하던 당시 (’22.6), 50% 비율 적용에 따른 세부기준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조항의 설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외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 건의사항으로 직접시공 의무대상 공사의 확대(70억원→100억원), 공사금액 구간별 비율을 차등 적용(10~50%)하던 기준을 삭제하고 100억원 미만 공사 전체에 대한 50% 의무 일원화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상기 건의사항이 반영된 「건설산업기본법」의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의 현 정책은 상위법령에서 구체적으로도, 추상적 혹은 포괄적으로도 위임하지 않은 사항을 정하고 있으므로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상위법령에 규정하는 수준으로 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타당하며, 발주기관으로서의 권리를 주장하는 측면에서 의무 범위를 확대하고자 할 경우 중앙정부와의 논의 후 위임조항을 신설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2. 직접시공제의 실효성 향상을 위한 정책 완화 대안 (1) 직접시공 의무 적용 대상 범위의 축소 정부 및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공사에 있어 사업의 규모나 난이도에 따라 현 행안부 예규 및 서울시 정책 수준의 직접시공 의무를 실천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공사유형이 다수 있으며, 그 대표적 예시가 기술형 입찰 대상의 대형 공사이다. 기술형 입찰 사업에서는 입찰자가 공사의 품질은 물론, 시설물의 상징성·기념성·예술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계부터 시공까지 건설사업의 핵심 과정을 맡게 되고, 통상 공종별로 수십에서 수백억 규모의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일례로, 최근 대심도(지하 50m 내외 구간) 철도사업 등의 활황에 힘입어 터널 굴착·천공을 위해 TBM(Tunnel Boring Machine)이 요구되는 공사가 신규 발주되고 있으며 해당 공사에 있어서는 통상 1000억원 이상의 하도급계약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터널이나 지하구간 굴착을 위해 NATM(New Austria Tunnelling Method) 공법을 활용함에 따라 최근에서야 TBM의 적용비율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으므로 해당 공사에 대한 시공 경험 및 전문인력·장비 등을 보유한 건설사업자 수 자체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실정에서 고난도 기술 및 공법의 적용이 필요한 TBM 공사에 대한 직접시공 경험이 없는 원도급자가 모든 전문인력을 통솔하며 장비를 직접 임대·운영하고, 발주자와 계약된 공사기간 및 공사비 내에 최초 목표로 한 수준의 품질을 달성한다는 것은 그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사안이다. 최근 도시철도 건설 및 지하철 연장, 방재터널 설치 등에 대한 서울시의 기술형 입찰 공사 발주 사례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하여 해당 지역에서 발주하는 기술형 입찰 대상의 고난도·복합공종으로 구성된 초대형 공사를 직접시공 의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 (2) 공사비 구간별 직접시공 의무비율 차등 적용 직접시공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술된 바와 같이 직접시공 의무를 충족하기 어려운 유형의 공사(예 : 기술형 입찰, 고난도의 대형 공사)에 대해 의무 요구수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관한 가장 현실적 대안은 국토부의 현행 「건설산업기본 법」과 유사한 형태로 공사비 구간별 의무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행안부의 현행 예규에 의하면 30억원 규모의 일반공사나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일반공사에 대한 구분 없이 모든 지방계약 공사에 대해 일괄적으로 원도급자가 도급금액의 30% 수준을 직접시공한다는 계획을 수립해야 낙찰자로 선정될 수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①3억원 미만, ②3억~10억원, ③10억~30억원, ④30억~70억원 공사의 구분을 두고 공사비 규모가 커질수록 의무 수준이 낮아지도록 비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토부 제도 운용 방식은 ①공사비 규모가 커질수록 공종의 다각화, 신기술·공법 적용의 필요성 증대 등의 사유로 원도급자의 직접시공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고려하고 있으며, ②소규모 공사를 대상으로 건설사업자의 시공능력 배양 및 경쟁력 확보 등을 꾀하고자 하였던 최초 직접시공제 도입 당시의 취지가 잘 반영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에 서울시 역시 공사의 특성이나 난이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률적으로 직접시공 의무를 규제로써 가하는 것이 아닌, 정책의 실효성을 고려하여 적격심사낙찰제가 적용되는 공사에 한정하여 공사비 구간에 따라 의무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직접시공의무제가 70억원 미만 공사에 적용된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적격심사 대상 공사(300억원 미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상위법령의 개정이나 개별 조례로의 위임 등이 필요할 것이다. 해당 절차가 선행된다는 가정하에 공사비 규모에 따라 일정 구간을 설정하고, 의무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있다. 낙찰자의 선정에 있어 직접시공 여부를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할 경우, 상기 방침에 맞춰서 적격심사 대상 공사에 한정하여 공사비 규모의 증가와 반비례하게 평가 항목 배점을 설정해야 한다. 다만 구체적 공사비 구간이나 의무비율 등을 설정하는 데 있어 업계 및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기반으로 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100억~300억원 규모의 공사에 있어서는 무조건 의무를 충족하도록 요구하기보다는 원도급자의 자발적 직접시공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직접시공 계획을 수립하는 입찰참가자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향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3) 직접시공 주요공종 지정 시 낙찰자 이의신청 허용 등 서울시의 정책 중 특히 직접시공 주요공종 지정에 대한 업계의 우려 사항 중 일부는 대규모의 전문공사가 직접시공 대상 공종으로 우선 지정됨으로써 해당 업종에 대한 시공 경험이 없는 원도급자의 입찰 참여가 예외없이 제한된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공사별 입찰참가자 즉, 잠재적 낙찰자의 역량이 서로 상이할 수 있을뿐더러 해당 공사에 실제 중요시되는 시공능력이나 전문성이 계약당사자로부터 지정된 직접시공 대상 공종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지자체에서 직접시공 대상 공종에 대한 독자적 방침을 유지하고자 할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 공사 낙찰자에게 직접시공 대상 공종의 변경 신청을 허용하거나 다공종 중 직접시공 가능 공종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건설참여자에게 시장 선택의 자율성 일부 보장하고 기존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최초 주요공종이 지정된 공사에 대해 낙찰자 선정 이후 계약상대자의 공사착공 전, 일정 비율이나 범위 내에서 직접시공 공종의 변경 신청을 허용하여 직접시공 공종지정 검증위원회의 검토 및 승인하에 낙찰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공종에 대한 책임시공이 가능토록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직접시공 공종지정 검증위원회가 해당 공사의 직접시공 이행 관련 감사의 역할을 겸할 수 있다. (4) 주요공종 지정 가이드라인 구체화 직접시공 주요공종에 대한 명확한 정의의 부재로 인해 공종 지정 기준이 공사별로 상이함에 따라 업계에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공사별로 위원회의 판단하에 주요공종 지정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설계내역서 혹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에서 제공하는 건설공사의 직접시공계획서 내 세부공종을 기준으로 직접시공 공종을 지정토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이는 현재 직접시공 주요공종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실정으로 ①「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1에 의한 전문건설업의 업종과 ②내역서 내 소공종을 기준으로 직접시공 대상 공종을 지정하는 사례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 중 일부(예 : 지반조성·포장공사업)는 다양한 업무분야 및 업무내용을 포괄적으로 포함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세부공종(예 : 토공사(굴착, 성·절토), 포장공사, 보링·그라우팅공사)을 명시하지 않을 시 입찰참가자의 직접시공 계획 수립에 혼선이 발생할 것이다. 다만, 무리한 직접시공 공종 확대 지정을 위해 직접시공 비율이 미미한 소공종(예 : 전체 공사의 1%를 차지하는 미장공사, 2%를 차지하는 도장공사)까지 지정되지 않도록 세심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5) 주요공종 지정 가이드라인 구체화 또한 주요공종에 대한 가이드 구체화 시 종합건설업체가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공사 범위가 직접시공 대상 공종으로 무리하게 지정되는 사례를 경계하여 일부 공종의 지정을 배제토록 한다. 제외 검토가 필요한 공종은 앞서 논의된 사항 중 무리한 직접시공 확대로 인해 지역건설업체의 역외 이탈이 우려됨과 동시에 ①노무 의존도가 높으나 핵심 기능인력의 수급(특히 내국인 구인)이 어려움에 따라 외국인력의 유입이 불가피한 경우, ②원자재의 가공을 위해 자체 보유 장비나 공장 등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③높은 전문성이나 신기술·공법의 활용이 요구되는 경우가 될 것이다. 상기 언급된 공종의 또 다른 특징은 해당 공사에 있어 시공 경험이 다소 부족한 입찰 참가자의 공사 수급을 위해서는 위장직영 등이 불가피하다는 데 있다. 이에 위원회에서 개별 공사의 특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해당 공종은 주요공종 지정 시 제외하도록 해야 한다. 3. 중앙정부 건의 (1) 이원화된 제도 간의 관계성 정립 아래와 같이 직접시공 활성화 정책과 배치되는 제도 및 법령 등에 대한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먼저, 건설사업자 간의 상호협력평가에 고려되는 하도급 실적은 공공공사의 낙찰평가 시 신인도 가점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데, 기성금액 기준 40% 이상 하도급 실적이 있을 시만 해당 항목에 대해 만점을 받을 수 있고 하도급률이 낮을수록 가점을 적게 받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직접시공 의무의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관련 볍령의 개정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지역의무 공동도급 제도에 의해 지역업체 시공참여비율 즉, 하도급 비율을 최소 40%(지역 여건상 그 필요가 인정될 시 49%)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는 것은 의무 사항은 아니며 지역건설업체의 보호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취지가 강하지만 이는 원도급자의 직접시공을 촉진하는 정부 및 지자체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부분이므로 개정이 필요하다. (2) 탄력적 인력수급 위한 시공참여자제도의 대체안 도입 종합과 전문건설업체 모두 직접시공 주체로서 시공참여자제도의 폐지 이후 핵심 기능 인력을 상시 고용·보유하는 데 한계가 있으며,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수급 후 직접시공 의무를 충족하는 데 현재 상당한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수주에 의해 고용이 발생하는 건설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공사에 참여하는 모든 건설근로자의 입사·퇴직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노무관리 업무량 및 행정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숙련 정도가 사전에 파악되지 않은 건설근로자의 고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작업능률 저하는 공사품질 저하뿐만 아니라 공사기간의 연장 등으로 이어진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과 「지방자치단체 입찰 시 낙찰자 결정기준」 모두 직접시공 의무비율을 해당 공사에 대한 순노무비만을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으므로 현장 인력수급이 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데 노무 의존도가 높은 공종이 직접시공 주요공종으로 지정될 시 직고용된 내국인과 합법적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근로자만을 활용해서 공사를 완성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 음성적으로 과거 시공참여자제도와 유사한 형태의 도급계약(혹은 위장직영)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시공자의 원활한 현장 운영을 위해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이에 적합한 대체제도로 슈퍼인텐던트(Superintendent)의 활용(일용 근로 형태가 일반적인 기능인력 중 경험과 경력이 월등한 우수 십·반장급을 상시 근로자로 채용 현장 관리자로 투입), 과거 당시 논의된 바 있는 건설노무제공자제도 등이 있다. 미국 건설현장에 배치되는 핵심 기술자 중 하나인 슈퍼인텐던트는 우리나라의 공사과장과 유사한 역할 및 업무 범위를 지니며, 전반적인 공사관리 업무를 총괄하며 하도급 업체 및 건설근로자의 관리·감독 등을 수행한다. 이에 슈퍼인텐던트의 주요 업무에 근로자 입출력 관리 및 전문인력의 현장 배치 등이 포함되며, 필요시 추가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도 관여한다. 특히 지역건설 측면에서 슈퍼인텐던트의 해당 지역에 대한 과거 공사수행 이력이나 현지 근로자들과 기구축한 인적 네트워크 등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슈퍼인텐던트가 특정 지역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문성이나 기술력을 지닌 노무인력 Pool을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므로 현장의 인력 수급에 슈퍼인텐던트의 관리 능력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슈퍼인텐던트체제를 우리나라에 도입할 경우, 노무관리 등 공사관리에 대한 건설업체들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이들이 업의 본질에 집중함으로써 기업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활로를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슈퍼인텐던트는 건설현장에서 세부공종 수준으로 운영되는 작업팀을 총괄하므로 다공종으로 구성된 복합공사 전반에 대한 높은 수준의 시공능력과 경험 등을 보유한 총괄 팀·반장으로도 불릴 수 있다. 이에 슈퍼인텐던트체제의 도입을 통해서 제도권 내로 편입된 일종의 ‘총괄 팀·반장’에게 인력수급이나 노무 및 품질·안전관리 등 공사관리 업무의 대다수를 위임할 수 있게 되어 건설업체의 현장 및 사업 운용 부담이 상당수 경감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건설 생산방식의 근본적 체질적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슈퍼인텐던트체제의 장점은 건설업체가 수주 물량의 변동과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건설근로자의 시공 경험이나 기술력 등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연한 인력수급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또한 건설업계 및 근로자 모두에게 건설 수요 및 시장 상황에 따라서 선택의 자율성이 마련되고,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미국 슈퍼인텐던트의 역할과 활용 방식을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일례로 슈퍼인텐던트가 국내 종합건설업체에서 직접고용하는 공사담당자가 되며, 종합건설업체 등록 요건으로서 슈퍼인텐던트 최소 1인 이상 상시보유 하도록 허용하고 슈퍼인텐던트에 인력수급 및 노 무관리 등에 대한 업무를 일임하는 형식이 가능하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별표 2]에서 정의하는 토목공사업의 기술능력 관련 등록기준을 예시로 개정이 가능하다. 다만 슈퍼인텐던트체제의 도입을 위해서는 기술자격취득자에 대해 정의하는 「국가기술자격법」이나 건설기술인의 등급을 구분하는 「건설기술 진흥법」의 개정을 통해 슈퍼인텐던트에 요구되는 기술능력이 체계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건설노무제공자제도는 작업반장 등의 ‘건설노무제공자’가 노무에 한해서 프리랜서 형태로 건설업체와 약정을 체결하면 건설근로자로 구성된 팀과 함께 시공에 직접 참여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로, 시공참여자제도 폐지 직후 직접적 대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건설기계나 자재의 외주를 제외하고 순수 노무만을 제공하도록 하고, 팀·반장을 사업주가 아닌 근로자로 간주한다는 부분에서 시공참여자제도와 큰 차이를 보인다. 현재는 중층 하도급 방지 체계가 마련되어 있고, 근로자의 임금 지급 주체 역시 건설업체이기 때문에 기존의 제도 당시 만연했던 입찰브로커화나 임금체불 관련 문제의 발생 우려가 해소되었다. 다만 대체 제도의 제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예측 및 대응이 필요할 것이며, 해당 제도가 시공 효율성이나 생산성, 공사원가, 품질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선행된 후에야 제도 도입의 실효성을 검토할 수 있다. 아울러 상기 논의된 사항과는 별도로, 현재 정부에서 정의하는 직접시공의 개념이 근로자 고용에 과도하게 치중된 것은 사실이며, 이는 직영시공의 범주에서 인력, 장비, 자재 등을 직접 조달하는 수준으로 인지하는 건설업계의 정의와는 다소 괴리가 있다. 이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직접시공 개념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일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필요시 직접시공 의무비율을 순노무비가 아닌 총공사비 등을 대상으로 산정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령의 개정이 요구될 수 있다. (3) 인센티브 제도 운용으로의 전환 궁극적으로 직접시공 의무의 융통성을 확보하고 모든 건설사업자의 자발적 직접시공을 유도함으로써 제도의 최초 도입 당시 예측한 기대효과를 실제 달성하기 위해서는 규제 형태의 의무를 부여하는 현행 방식이 아닌, 직접시공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가점 등)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직접시공은 그 개념과 취지만을 고려한다면 종합건설업체에 있어 분명히 미래 전략에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기업의 역량 확보 등의 차원에서 직접시공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현행 법령상 원도급자의 직접시공 미이행 시 부과되는 제재조치(예 : 영업정지, 과징금, 시정명령)만 포함되어 있으며, 이에 건설업체가 법률 위반에 따른 과징금 등의 처분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의무를 준수해야만 한다. 즉, 직접시공 의무는 현재 건설산업·시장 활동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제한하고 있어 건설업계 전반에서 현행 제도를 부담적 규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직접시공제의 피규제자인 건설업계 전반에서 직접시공 의무를 편익적이고 수혜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방침이 필요하다. 일례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상호협력평가 결과에 따라 낙찰평가 시 일정 수준 가점을 받거나, 시공능력 평가 시 가산점을 획득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다만 공사의 특수성과 다양한 영향 요인들을 고려한다면 인센티브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용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할 것이다. 일례로, 직접시공의 실현 가능성은 인력의 입출력이 잦고 원자재의 가공이 더 많이 요구되며 공종이 세분화·다기화되어 있는 건축공사보다는 토목공사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날 것이며, 공사 성격에 따라 신기술·공법 활용이 필요하며 고난도 공종이 포함된 경우에는 하도급 의존도를 더 높이는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 향후 공공부문의 낙찰평가 시 하도급 실적이 아닌 직접시공 실적에 대한 평가를 반영하여 건설업계의 자발적 직접시공을 장려하는 평가 기준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편집자주] 이 글은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 ‘직접시공의무제도의 쟁점과 합리적 개선 방안: 지방계약 제도 변화와 서울시 정책을 중심으로’의 주요 내용을 요약 발췌한 것이다. 김민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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