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일, 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대지 조성공사한 임야의 보상은?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8/08/09 (목)



임야에 소매점, 사무실, 주택 등 건축을 위해 산지전용허가를 받아서 절토․성토를 한 후 옹벽 설치 및 대지 평탄화 공사를 시행하였으나 다른 택지개발사업의 시행으로 개발행위 허가제한 고시 이후 해당 토지가 수용된 경우 그 손실보상은 형질변경 전의 지목인 임야를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형질변경이 이루어진 현상 상태인 대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들을 포함한 6인은 공동으로 2005.4.11 OO시장으로부터 지목이 ‘임야’였던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전용목적을 ‘소매점, 사무실, 주택’, 산지전용기간을 2006.4.30까지로 한 산지전용허가를 받고 2006.5.8 산지전용기간을 2007.4.30까지 연장하는 산지전용변경허가를 받았다.

그 무렵 원고 등은 이 사건 각 토지에 진입로를 개설하여 콘크리트포장을 하고 절토·성토를 한 후 옹벽을 설치하는 공사를 시행하여 건물 건축에 적합한 대지로 평탄화하였다. OO시장은 2007.1.1 기준 개별공시지가결정에서 이 사건 제1~4토지의 이용상황을 ‘주거나지’(주거용 나지)로, 이 사건 제5, 6토지의 이용상황을 도로로, 이 사건 제7토지의 이용상황을 임야로 평가하였다.
 
그런데 국토해양부가 발간하는 ‘개별공시지가 조사·산정 지침’은 ‘주거나지’를 ‘주변의 토지이용상황이 주택대지로서 그 토지에 건축물이 없거나 일시적으로 타용도로 이용되고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주택용지로 이용·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토지’라고 정의하고 있다.

OO시장은 2006.10.27 피고 OO공사(이하 ‘피고’)가 택지개발지구 지정을 제안한 ‘OO 택지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각 토지를 포함한 OO시 OO읍 일대 700만 7000㎡에 관하여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추진지역 각종 개발행위 허가제한 고시’를 하였다. 이는 경작을 위한 토지의 형질변경 또는 관상용 식물의 가식, 농림·수산물의 생산에 직접 이용되는 간이공작물의 설치를 제외하고는 건축물의 신축·개축·증축 등 택지개발사업 시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고시일 전에 인허가를 받고 실제 공사에 착수한 행위는 제외)의 허가를 제한한다는 내용이었다.

원고 등은 이 사건 개발행위 허가제한 고시로 인하여 산지전용기간 내에 건축허가절차를 거치지 못함에 따라 이 사건 각 토지에서 건축행위를 하지 못하였고,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던 중 위 OO시 OO읍 일대가 2007.6.28 이 사건 사업의 택지개발예정지구로 결정·고시되고 2008.12.31 택지개발지구로 결정·고시되어 이 사건 각 토지는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위하여 2013.7.16 수용되었다.

원고들은 임야이던 이 사건 각 토지를 소매점, 사무실, 주택 등의 부지로 이용하기 위하여 2005.4.11 OO시장으로부터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산지전용허가를 받고 사업인정고시일인 2008.12.31 전에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을 완료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토지 중 형질변경이 완료된 부분은 그 이용 상황을 대지로 보아 보상금을 산정하여야 함에도 재결 감정에서는 이 사건 각 토지의 이용 상황을 임야로 보아 보상금을 산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건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토지를 대지 또는 주거나지로 보아 보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 등은 2007년 이전에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토목공사를 시행하여 이 사건 각 토지가 가까운 장래에 전용목적인 소매점, 사무실, 주택용지로 이용될 수 있을 정도로 토목공사를 상당히 진행한 것으로는 보이나 이와 같은 토목공사를 완료하여 이 사건 각 토지의 형질을 사실상 변경하는 데까지 나아갔다고는 단정키 어렵다.

그 무렵 이 사건 각 토지에는 토목공사만이 진행된 상태였고 그 지상에 아무런 구조물이 없었으므로 이에 대한 복구공사가 어려웠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물론 그 후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복구명령이 내려진 바가 없었고 나아가 그 복구의무가 면제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토지 일대에 관하여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고시가 이루어지면서 다른 법률에 따라 산지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이 확정된 경우 복구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는 산지관리법 제39조 제3항에 근거하여 복구의무가 면제된 것이므로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인한 것이다. 따라서 복구의무가 면제된 사정은 이 사건 각 토지의 이용상황을 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각 토지의 이용 상황을 대지 또는 주거나지로 보아 보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원고들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고 등은 적법한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이 사건 제1~4토지를 건물의 건축을 위한 대지로, 이 사건 제5, 6토지를 진입로로 조성하는 공사를 시행함으로써 개별공시지가결정에서 ‘주거나지’ 또는 도로로 평가할 만큼 산지였던 본래의 형상이 변경되고 원상회복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 늦어도 2007.1.1 기준으로는 임야에서 대지 및 도로로 사실상의 형질변경이 이루어졌다고 볼 것이다.
 
또한 원고 등이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사업목적은 그 허가서 기재대로 주택 등의 건축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산지전용기간 내에 건축행위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2006.10.27 이 사건 개발행위 허가제한 고시가 이루어져 새로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제한된 데 따른 것이었으므로 위 형질변경은 산지복구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 등이 산지전용의 목적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채로 산지전용기간이 만료되었지만, 그 토지의 수용에 따른 보상금 산정기준인 현실적 이용상황은 형질변경이 마쳐진 상태, 즉 이 사건 제1~4토지는 대지, 이 사건 제5, 6토지는 도로로 보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손실보상액은 형질변경 전의 지목인 임야를 기준으로 평가·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토지 수용보상금의 산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에 의하면, 토지에 관한 보상액의 산정은 수용 등 재결 당시의 현실적인 이용상황과 일반적인 이용방법에 의한 객관적 상황을 고려하여 산정하되, ‘일시적인 이용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에서는 불법으로 형질변경된 토지에 대하여는 형질변경될 당시의 이용상황을 상정하여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산지관리법에 의하면, 산지전용허가에서 정한 산지전용의 목적사업을 완료하였거나 산지전용기간이 만료된 경우에는 산지를 복구하여야 하되, 다만 산지관리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산지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이 확정된 면적이 있는 등의 경우에는 복구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면제될 수 있다.

이러한 토지보상법과 산지관리법 등 관련 법령의 규정과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산지전용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그 목적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때에는 그 사업시행으로 토지의 형상이 변경된 부분은 원칙적으로 그 전체가 산지 복구의무의 대상이 되므로 토지보상법에 의한 보상에서도 불법 형질변경된 토지로서 형질변경될 당시의 토지이용상황이 보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그러나 산지전용 허가 대상 토지 일대에 대하여 행정청이 택지개발사업 등의 시행을 위해 관련 법률에 근거하여 개발행위제한조치를 하고 산지 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로 확정한 면적이 있어서 산지전용 목적사업을 완료하지 못한 경우와 같이 산지복구의무가 면제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형질변경이 이루어진 이후의 현상 상태가 그 토지에 대한 보상기준이 되는 ‘현실적인 이용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대법원 판결에서도 원고 등이 산지전용허가를 받은 사업목적은 그 허가서 기재대로 주택 등의 건축을 위한 것이지만 산지전용기간 내에 건축행위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이 사건 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2006.10.27 이 사건 개발행위 허가제한 고시가 이루어져 새로운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제한된 데 따른 것이었으므로 위 형질변경은 산지복구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토지의 수용에 따른 보상금 산정기준인 현실적 이용상황은 ‘임야’가 아니라 형질변경이 마쳐진 상태, 즉 ‘대지’ 또는 ‘도로’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토지수용의 경우에 정당하고 적정한 보상을 하도록 한 헌법과 토지보상법의 근본정신에 부합하고 토지보상법 시행규칙이 토지에 관한 공법상 제한이 당해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가하여진 경우에는 제한이 없는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한다고 정한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사료된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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