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일, 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개발제한구역 내 건축허가는?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1/04 (금)



<대법원 2018.7.12. 선고 2015두3485 판결>
 
들어가며
개발제한구역 안에서의 공장설립을 승인한 처분이 있은 후에 이어서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이루어진 경우에 있어 그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통해 그 취소판결이 확정되었으나 공장설립승인처분에 기초한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잔존하는 경우, 인근 주민들에게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의 제기가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선행하는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취소됨으로써 공장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마당에 별도로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은 없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Y주식회사(이하 ‘Y 회사’)는 2004년 1월경 피고 B시장(이하 ‘피고’)에게 기존 벽돌공장을 철거하고 그 대지에 레미콘제조업 공장을 신설하는 것을 승인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신청부지 반경 500m 내에 주택이 20호 이상 존재하고 사전환경성검토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려처분을 하는 등 총 3차례의 반려처분을 하였으나 Y회사가 2007년 4월경 감사원에 다시 심사청구를 하였고 감사원은 2009년 4월 9일 ‘기존 벽돌공장이 폐업되어 공장등록이 말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개발제한구역 건축물관리대장에 공장으로 등재되어 있고 해당 공장건축물이 존속하는 한 구 개발제한구역법 제11조 제1항 제8호 등의 규정에 따라 도시형 레미콘공장으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데도 용도변경 대상 자체가 부존재한다는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승인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이유로 ‘제3차 반려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심사결정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9년 7월 13일 구 공장설립법 제13조 제1항, 제20조 제2항에 따라 Y회사가 아래와 같은 레미콘제조업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을 승인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장설립승인 처분’).

그 후 Y회사는 2009년 7월 24일 피고에게 이 사건 공장설립승인 처분에 기하여 개발제한구역 행위(건축)허가신청(이하 ‘이 사건 행위허가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9년 8월 27일 이 사건 신청부지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역세권 개발) 추진을 위하여 개발행위허가 제한 고시된 곳으로 위 고시 내용에 따라 행위허가가 제한된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행위허가신청을 거부하였다.

Y회사는 2009년 9월 29일 감사원에 위 거부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를 하였고 감사원은 2011년 11월 10일 ‘피고의 이 사건 공장의 건축연면적이 2957㎡로 3000㎡ 미만이고 기존의 대지로서 토지형질변경이 수반되지 않으므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수립대상이 아니다’는 등의 이유로 ‘위 거부처분을 취소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심사결정을 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구 개발제한구역법 제13조 및 구 건축법 제11조에 따라 2012년 2월 3일 Y회사에게 공장 증·개축 목적의 개발제한구역 행위(건축)허가를 하였고 Y회사의 신청에 기하여 구 개발제한구역법 제13조 및 구 건축법 제16조에 따라 2012년 5월 10일 Y회사에게 개발제한구역 행위(건축변경)허가를 하였다.

이 사건 공장의 신설에 관한 사전환경성검토협의 대상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거나 위 지역 내 농원의 소유자인 원고들은 본 건 개발제한구역행위(건축)허가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대법원 판결 요지
대법원 판결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건축허가처분 취소청구를 인용한 원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다.
 
구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구 산업집적법’)에 따르면, 공장건축면적이 500㎡ 이상인 공장의 신설·증설 또는 업종 변경(이하 ‘공장설립 등’)을 하려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할 관청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제13조 제1항), 공장설립 등의 승인을 받은 자는 별도로 건축법령에 따른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를 거치거나 건축허가 또는 건축신고가 의제되어야 공장건축물을 신축할 수 있다(제13조의2 제1항 제16호, 제14조).

나아가 관할 관청은 공장설립 등의 승인을 받지 않은 자에 대하여는 관계 법령에 의한 공장의 건축허가·영업 등 허가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제50조) 공장설립 등의 승인을 받은 자가 그 부지 또는 건축물을 정당한 사유 없이 승인을 받은 내용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의 사유로 사업시행이 곤란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장설립 등의 승인을 취소하고 그 토지의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다(제13조의5 제4호).
이상의 규정을 종합하면,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있고 난 뒤에 또는 그와 동시에 공장건축허가처분을 하는 것이 허용되므로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취소된 경우에는 그 승인처분을 기초로 한 공장건축허가처분 역시 취소되어야 하고, 공장설립승인처분에 근거하여 토지의 형질변경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원상회복을 해야 함이 원칙이다.
 
따라서 개발제한구역 안에서의 공장설립을 승인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쟁송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승인처분에 기초한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잔존하는 이상,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근 주민들의 환경상 이익이 침해되는 상태나 침해될 위험이 종료되었다거나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나버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두24474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은 인근 주민들이 제기한 공장설립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 보조참가인에 대한 공장설립승인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공장설립승인처분을 기초로 행해진 이 사건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이상, 원고들에게 이 사건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취소소송의 법률상 이익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판결의 의미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자로서 그 처분에 의하여 자신의 환경상 이익을 침해받거나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제3자는 자신의 환경상 이익이 그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의하여 개별적·직접적·구체적으로 보호되는 이익, 즉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임을 증명하여야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처분의 근거 법규 또는 관련 법규에 그 처분으로써 이루어지는 행위 등 사업으로 인하여 환경상 침해를 받으리라고 예상되는 영향권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영향권 내의 주민들에 대하여는 당해 처분으로 인하여 직접적이고 중대한 환경피해를 입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고 이와 같은 환경상의 이익은 주민 개개인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보호되는 직접적, 구체적 이익으로서 그들에 대하여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환경상 이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사실상 추정되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으로 인정됨으로써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한편 행정소송법 제12조 후문은 ‘처분 등의 효과가 기간의 경과, 처분 등의 집행 그 밖의 사유로 인하여 소멸된 뒤에도 그 처분 등의 취소로 인하여 회복되는 법률상 이익이 있는 자의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이미 효과가 소멸된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취소소송의 제기를 허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권리보호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보장한 헌법 제27조 제1항의 취지와 행정처분으로 인한 권익침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려는 행정소송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행정처분의 존재로 인하여 국민의 권익이 실제로 침해되고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권익침해의 구체적·현실적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이를 구제하는 소송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요청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처분이 유효하게 존속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의 존재로 인하여 실제로 침해되고 있거나 침해될 수 있는 현실적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취소소송을 제기할 권리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본 대법원 판결은 개발제한구역 안에서의 공장설립을 승인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통해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승인처분에 기초한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잔존하는 이상,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근 주민들의 환경상 이익이 침해되는 상태나 침해될 위험이 종료되었다거나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단계가 지나버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판시한 것이다.

즉 공장건축허가처분에 선행하는 공장설립승인처분이 취소되었다 하더라도 공장건축허가처분이 여전히 남아 있어 존속하고 있다면 인근 주민들은 그 남아 있는 공장건축허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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