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2일, 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이주정착금 보상되려면?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2/12 (화)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6두49754 판결
 
들어가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 및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에 의하면,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해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사람을 위하여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를 지급해야 하는 바, 주택재개발사업구역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 당시에는 사업구역에 위치한 자신 소유 주택에 거주하였으나 이후 보상을 하는 시점 이전에 정비구역 밖으로 이주한 사람이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 A(이하 ‘원고’)는 OO시 OO구 일대 OO뉴타운 제O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구역에 위치한 대 288㎡(이하 ‘이 사건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을 1/3 지분으로 소유하였던 사람으로서 현금청산대상자이고 피고 B(이하 ‘피고’)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이 사건 주택재개발사업 시행을 위하여 설립된 조합이다.

OO시 OO구청장은 2005.10.13 이 사건 정비사업구역 지정을 위한 공람공고(이하 ‘이 사건 공람공고’)를 한 후 OO시장에게 사업구역 지정을 신청하였고 OO시장은 2006.3.16 OO시 고시 제OOOO-OO호로 이 사건 정비사업구역을 지정·고시하였다. 위 OO구청장은 2007.8.10 이 사건 정비사업 시행을 인가하고 2007.8.13 이를 고시하였다.

OO시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14.10.24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수용하였는데(수용개시일 : 2014.12.12, 이하 ‘이 사건 수용재결’), 당시 OO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결과 산술평균치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한 보상금액을 산정하였다.
원고는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위 보상금액이 지나치게 과소하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2015.2.26 기각 재결을 받았다.

원고는 수용재결감정인들이 개별요인, 기타요인 평가를 그르쳐 원고들 공유지분의 수용재결 당시 시가를 부당하게 과소평가하였고 법원보상금이 정당한 손실보상금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실보상금 증액분으로 법원보상금 OOO원에서 수용보상금 OOO원을 공제한 차액,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 이사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본 건 손실보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주정착금 등 지급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는 원고에게 이주정착금,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관련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주택재개발사업에 관한 정비계획 공람공고일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하여 거주하고 있지 아니한 건축물의 소유자는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0조 제3항 제2호 본문에 의하여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되어 이주정착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질병으로 인한 요양 등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거주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같은 호 단서에 의하여 이주정착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도시정비법상 정비계획 공람공고일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공람공고일(2005.10.13) 당시 이 사건 사업구역 내에 있는 주거용 건축물에서 거주하였으나 수용재결일(2014.10.24) 이전인 2008.10.20경 이 사건 사업구역 밖으로 이주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5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이주기간을 2008.3.15부터 2008.6.14까지로 정하여 조합원 및 세입자에 대하여 이주의무의 이행을 요청하였던 사실, ②당시 원고는 조합원으로서 이주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8.10.20경 이주한 사실, ③수용재결일(2014.10.24) 이전인 2009.11경 이 사건 건물 및 주변 건물의 철거가 이미 이루어졌던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는 토지보상법 시행령 제40조 제3항 제2호 단서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로 수용재결일 또는 매매계약체결일까지 이 사건 사업구역 내에 거주하지 아니하고 그 이전에 주거를 이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주정착금 지급대상자에 해당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주정착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 재개발조합측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심 판결 중 피고가 패소하였던 이주정착금 및 주거이전비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이주정착금에 관하여 =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① 2005.10.13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한 정비계획 공람공고가 있었던 사실, ② 위 공람공고 당시 그 소유의 주거용 건축물에 거주하던 원고가 분양신청 기간 내에 분양신청을 하여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하였고, 그에 따른 이주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08.10.20경 이 사건 정비구역 밖으로 이주한 사실, ③ 그 후 원고가 피고와의 분양계약 체결을 거부함으로써 현금청산대상자가 되었고 이 사건 정비구역 내에 있는 원고 소유 주거용 건축물에 관하여 2014.10.24 수용재결이 이루어진 사실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는 그 소유 건축물에 대한 협의 매도나 보상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해당 건축물에서 이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가 이처럼 위 건축물에 계속하여 거주하지 않은 데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 조합원으로서 이 사건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이 사건 정비구역 밖으로 이주하였다가 자신의 선택으로 분양계약 체결신청을 철회하고 현금청산대상자가 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질병으로 인한 요양, 징집으로 인한 입영, 공무, 취학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거주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도시정비법상 이주정착금 지급자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주거이전비에 관하여 = 원고가 건축물에 대한 협의 매도나 보상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해당 건축물에서 이주함으로써 공람공고일부터 해당 건축물에 대한 보상을 하는 때까지 계속하여 거주한 주거용 건축물 소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법리에 따르면 원고는 도시정비법상 주거이전비의 지급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위와 같은 ‘부득이한 사유’가 원고에게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이주정착금 청구를 인용하였고, 또한 원고가 계속 거주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아 원고의 이 사건 주거이전비 청구를 인용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도시정비법상 이주정착금의 지급대상자에 관한 법리 및 주거이전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이주정착금 및 주거이전비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한다.
 
판결의 의미
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에 의해 정비사업 시행에 관하여 준용되는 토지보상법 제78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자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주대책을 수립·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44조의2 제1항은 ‘공람공고일부터 계약체결일 또는 수용재결일까지 계속하여 거주하고 있지 아니한 건축물의 소유자’는 질병으로 인한 요양, 징집으로 인한 입영, 공무, 취학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아닌 한 이주대책대상자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여 계속 거주 요건과 그에 관한 예외를 정하고 있다.

한편, 도시정비법 제40조 제1항에 의해 정비사업 시행에 관하여 준용되는 토지보상법 제78조 제5항은 “주거용 건물의 거주자에 대하여는 주거 이전에 필요한 비용과 가재도구 등 동산의 운반에 필요한 비용을 산정하여 보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위 각 규정을 준용하는 도시정비법상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에 대한 주거이전비의 보상은 주거용 건축물에 대하여 정비계획에 관한 공람공고일부터 해당 건축물에 대한 보상을 하는 때까지 계속하여 소유 및 거주한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석된다.

위 관련 법령에 기하여 본 대법원 판결의 판시 취지를 분석해 보면, 토지보상법에 의한 이주대책 제도가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생활근거를 상실하게 되는 사람을 위하여 종전의 생활상태를 원상으로 회복시키면서 동시에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여 주기 위한 이른바 생활보상의 일환으로 국가의 적극적이고 정책적인 배려에 의하여 마련된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조합원으로서 이 사건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이 사건 정비구역 밖으로 이주하였다가 자신의 선택으로 분양계약 체결신청을 철회하고 현금청산대상자가 되었다면, 이러한 사정은 ‘질병으로 인한 요양, 징집으로 인한 입영, 공무, 취학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거주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도시정비법상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에 대한 이주정착비, 주거이전비를 보상받으려면, 주거용 건축물에 대하여 정비계획에 관한 공람공고일부터 해당 건축물에 대한 보상을 하는 때까지 계속하여 소유 및 거주한 주거용 건축물의 소유자이어야 하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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