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하수급인은 저당권 가지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3/05 (화)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211978 판결
 
들어가며
건물에 관한 공사도급의 경우 수급인은 건물을 완성하여 도급인에게 인도하면서 자신의 보수인 공사대금의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도급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바, 민법 제666조는 그러한 경우 수급인에게 목적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부여함으로써 수급인이 목적물로부터 공사대금을 우선변제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 놓았다.

이와 관련하여 수급인으로부터 건물신축공사 중 일부를 도급받은 하수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민법 제666조에 따른 저당권설정청구권을 가지는 것인지, 민법 제666조에 따른 저당권설정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과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어떠한 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 A 주식회사(이하 ‘원고’)는 2002년 10월 14일 E 종합건설주식회사(이하 ‘E 회사’)와 위 회사가 도급받은 각 부동산(이하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중 골조공사를 2003년 12월 1일까지 완성하고 보수 15억 1794만 5000원을 받기로 하는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E 회사가 2003년 3월 19일경 부도를 냄에 따라 위 신축공사는 원고가 2층 옹벽 거푸집 조립까지 골조공사를 한 상태에서 중단되었고, 이후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는 2003년 4월경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이어받아 진행하기로 하면서, 원고가 E 회사와 체결하였던 기존 하도급계약과 같은 내용으로 원고와 사이에 골조공사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03년 4월 7일부터 공사를 재개하여 2003년 7월 28일경 이 사건 건물의 골조공사를 완료하였다. 당시 이 사건 건물은 골조 및 토목공사가 완료되고 지붕공사의 80%, 외부창호공사의 65%, 외부석재공사의 54%, 배관공사의 20%가 각각 진행된 상태였다.

원고와 피고는 2004년 6월 1일경 위 골조공사에 대한 보수를 16억 211만 7200원으로 증액하였고, 피고는 2007년 2월 13일 위 보수 중 16억원을 2008년 4월 30일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지급기일을 2008년 4월 30일, 액면금 16억원으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이 사건 건물 대지의 최초 소유자들과 그로부터 대지 지분권을 이전받은 사람들,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 소재를 두고 벌어진 소송의 항소심에서 서울고등법원은 2009년 6월 25일 이 사건 건물의 대지 소유자들이 E 회사 및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도급계약에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준공검사를 마친 후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고 건물 인도와 동시에 대금을 지급받으며 계약 해지시 지체없이 기성고에 대한 정산을 하기로 약정한 사실 등을 인정하고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은 수급인으로서 자신의 노력과 비용으로 이 사건 건물을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건축한 피고가 2003년 7월 28일경 취득하였다고 판단한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리고 2011년 8월 25일 대법원이 위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여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민법 제666조에 따라 16억원의 보수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저당권설정등기를 청구하는 이 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저당권설정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는 원고에게 저당권설정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판결을 하였다.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16억 211만 7200원의 보수채권이 있으며, 피고는 2003년 7월 28일경 구조와 형태면에서 사회 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사건 건물을 건축하여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으므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의 하수급인 원고는 하도급인 피고에게 민법 제666조에 따라 보수 16억 211만 7200원 중 원고가 구하는 16억원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저당권설정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2003년 7월 28일경부터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위 2003년 7월 28일경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관련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의 발생요건이 되는 ‘피고가 이 사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웠고, 피고가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였을 때가 아니라 관련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어 원고가 저당권설정청구권의 발생요건인 피고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소유권 취득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 2011년 8월 25일부터 그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소가 위 2011년 8월 25일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않은 2013년 3월 26일 제기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피고는 2003년 4월경 최초 지분소유자들로부터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원고에게 그중 골조공사를 하도급하여 원고의 골조공사 완성일인 2003년 7월 28일경 미완성 상태이지만 사회통념상 독립된 건물의 형태와 구조를 갖춘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하였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2003년 7월 28일경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본 건 사실관계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즉, ① 수급인인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원시취득함으로써 발생하는 하수급인인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은 이 사건 대지 지분소유자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의 도급계약에서 도급인에게 건물의 소유권을 귀속시키는 특약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수급인인 피고를 상대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원고는 위 도급계약의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없는 제3자의 지위에 있었고,
 
② 피고는 이 사건 대지 지분소유자들과 맺은 약정에 따라 2004년 12월 20일 이후에는 건물신축공사에 관한 권리를 포기한 채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어떠한 권리도 행사한 바가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대지 지분소유자들이 잔여공사를 S건설에 도급하여 건물을 완성하는 과정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③ 이러한 법률관계가 쟁점이 되었던 위 관련사건은 이 사건 건물이 완성된 2007년 6월경 이미 제1심 계속 중이었고, 이 사건 대지 지분소유자들을 원시취득자로 판단한 제1심판결과 피고를 원시취득자로 판단한 항소심판결을 거쳐 2011년 8월 25일 상고심판결이 선고됨으로써 비로소 피고가 원시취득자인 사실이 확정되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위 관련사건의 상고심판결 선고일 전까지는 피고에 대하여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저당권설정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하수급인인 원고가 수급인인 피고에 대하여 그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위 관련사건의 상고심판결이 선고되어 객관적으로 확인된 2011년 8월 25일부터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원고의 저당권설정청구권에 대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결의 의미
부동산에 관한 공사도급의 경우에 수급인의 노력과 출재로 완성된 목적물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수급인에게 귀속되지만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특약에 의하여 달리 정하거나 기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도급인이 원시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수급인은 민법 제666조에 기하여 목적물에 대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목적물로부터 자신의 공사대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공사대금 지급 보장의 필요성은 하수급인라 하여 다르지 않다. 민법 제666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건물신축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에서 수급인이 자기의 노력과 출재로 건물을 완성하여 그 소유권이 수급인에게 귀속된 경우에는 수급인으로부터 건물신축공사 중 일부를 도급받은 하수급인도 수급인에 대하여 민법 제666조에 따른 저당권설정청구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다.

한편 도급받은 공사의 공사대금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에 따라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고, 그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도 마찬가지이므로 저당권설정청구권은 공사대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저당권설정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채권적 청구권으로서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에 해당하므로 그 소멸시효기간 역시 3년이라고 볼 수 있다.

건물 소유권의 귀속주체는 하수급인의 관여 없이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더구나 건물이 완성된 이후 그 소유권 귀속에 관한 법적 분쟁이 계속되는 등으로 하수급인이 수급인을 상대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어 과실 없이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도 그 청구권이 성립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멸시효 제도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객관적으로 하수급인이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게 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대법원 판결은 하수급인도 자신의 공사대금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하수급인의 저당권설정청구권의 소멸시효는 하수급인인 원고가 수급인인 피고에 대하여 그 권리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사건의 상고심판결이 선고되어 객관적으로 확인된 날부터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것이다. 이 사건 건물은 세 번의 도급계약을 거쳐 완성되었고 각 도급계약마다 도급인과 수급인이 각각 달라 그 소유권의 원시취득에 관한 법률관계가 객관적으로 명확하다고 볼 수 없었고, 또한 건물 소유권 귀속에 관한 분쟁이 계속됨에 따라 하수급인이 수급인을 상대로 저당권설정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저당권설정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측면이 고려된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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