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언제 구분건물이 되었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6/12 (수)



대법원 2016.6.28. 선고 2013다70569 판결
 
들어가며
1동의 건물에 구분소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하며,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집합건물이 아닌 일반건물로 등기되어 있는 기존 건물에 관하여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절차를 거쳐 구분건물로 변경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있어, 처분권자의 구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구분행위가 있었다면 언제 구분건물이 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OO시 OO구 (주소 생략) 대 266.2㎡(이하 ‘이 사건 토지’)는 원래 망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의 공유였는데, 그 지상에 철근콘크리트조 경사 및 평슬래브지붕 3층 다가구용 단독주택(8가구)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 신축되어 1994.3.22 소외 3, 소외 4, 소외 5, 망 소외 2의 상속인인 소외 6, 소외 7, 소외 8이 공동소유하는 것으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위 등기명의자들은 이 사건 건물 중 소외 4가 2층(201호, 202호)을, 소외 3이 3층(301호, 302호)을, 소외 5가 1층(101호, 102호)을, 망 소외 2의 상속인인 소외 6, 소외 7, 소외 8이 지층(B01호, B02호)을 각 특정하여 점유·사용·수익하였다.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건축물대장상 최초 등록 당시인 1994.1.24경에는 다가구용 단독주택(8가구),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되었으나 2000.10.9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었다.
이 사건 건물의 등기부상으로는 최초 보존등기 당시 다가구용 단독주택으로 되어 있었으나, 2012.8.24 집합건물로 구분등기 되어 B01호, B02호, 101호, 102호, 201호, 202호, 301호, 302호, 401호 등 9개 호실로 구분되었다.

집합건물 구분등기 이후 이 사건 건물은 매매, 경매, 상속 등을 거쳐 피고 B(이하 ‘피고’)와 소외인들이 공유하고 있다. 이 사건 토지는 매매, 경매, 상속 등을 거쳐 원고 A(이하 ‘원고’)와 선정자들이 공유하고 있다.

원고와 선정자들은 이 사건 토지의 공유자들인데, 피고는 이 사건 토지 위에 건축된 이 사건 건물의 지층 B01호, 지층 B02호의 소유자로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아무런 권한 없이 위 건물들을 소유하면서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그 임료 상당 부당이득금으로 합계 2588만 67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토지사용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은 2000.10.9 건축물대장에 다가구주택에서 집합건물인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등록될 당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가 성립되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이 사건 토지 지분에 국한된 임의경매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며, 그렇다면 피고는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대지사용권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으므로, 그에 관한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없다고 항변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 및 선정자들의 토지사용료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들은 신축 당시부터 각자 단독소유 부분을 나누어 구분소유적 공유관계에 따라 구분소유를 하여 왔었고, 2000.10.9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면서 집합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되었는바, 늦어도 위 등록전환 당시에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구분행위가 있었다고 할 것이며, 피고는 그 이후인 2003.2.7 이 사건 건물 지층 B01호와 B02호에 해당하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소외 6, 소외 7, 소외 8의 지분 합계 28분의 8지분과 그 대지에 해당하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소외 7과 소외 8의 지분 합계 56분의 16 지분을 임의경매에서 취득하여 지분이전등기까지 모두 마쳤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토지에 관한 56분의 16 지분은 이 사건 건물 지층 B01호와 B02호의 대지사용권으로서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처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정자 3이 피고 소유 토지지분에 국한하여 2009.3.23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을 원인으로 한 지분이전등기를 마쳤으므로 이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 본문에 반하여 무효이고 이에 터잡은 원고의 지분이전등기 역시 무효라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는 이 사건 토지에 관한 56분의 16 지분권자로서 이 사건 건물 지층 B01호와 B02호에 관한 대지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건물 B01호와 B02호를 점유·사용·수익하는 것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고 및 선정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원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집합건물이 아닌 일반건물로 등기된 기존의 건물이 구분건물로 변경등기되기 전이라도,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그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는 구분행위가 있으면 구분소유권이 성립한다. 그리고 일반건물로 등기되었던 기존의 건물에 관하여 실제로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절차를 거쳐 구분건물로 변경등기까지 마쳐진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전환등록 시점에는 구분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토지 지상에 건축된 철근콘크리트조 경사 및 평슬래브지붕 3층 다가구용 단독주택(8가구) 건물(이 사건 건물)의 건축주들은 신축 당시부터 이 사건 건물을 각 특정 부분으로 나누어 구분소유적 공유를 하여 왔고, 이 사건 건물은 2000.10.9 다세대주택으로 전환되면서 집합건축물대장에 구분건물로 등록되었으며, 그 후 구분건물로 변경등기까지 마쳐졌으므로, 늦어도 위 전환등록 당시에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건물 소유자들의 구분행위가 있었다고 보아 신축 당시부터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고 있었던 이 사건 건물의 각 특정 부분에 관하여 위 전환등록 무렵 구분소유권이 성립하였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분행위 및 구분소유권의 성립시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한다.
 
판결의 의미
1동의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물리적인 측면에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1동의 건물 중 물리적으로 구획된 건물부분을 각각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구분행위는 건물의 물리적 형질에 변경을 가함이 없이 법률관념상 건물의 특정 부분을 구분하여 별개의 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일종의 법률행위로서, 그 시기나 방식에 특별한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고 처분권자의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되면 인정된다.

따라서 구분건물이 물리적으로 완성되기 전에도 건축허가신청이나 분양계약 등을 통하여 장래 신축되는 건물을 구분건물로 하겠다는 구분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면 구분행위의 존재를 인정할 수 있고, 이후 1동의 건물 및 그 구분행위에 상응하는 구분건물이 객관적·물리적으로 완성되면 아직 그 건물이 집합건축물대장에 등록되거나 구분건물로서 등기부에 등기되지 않았더라도 그 시점에서 구분소유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본 대법원 판결도 이러한 관점에서 일반건물로 등기되었던 기존 건물이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절차를 거쳐 구분건물로 변경등기가 마쳐진 경우에 있어 그 대장상의 전환등록 시점에는 구분행위가 있었다고 판시하고 있다.

한편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제20조에서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고 구분소유자는 규약으로써 달리 정하지 않는 한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집합건물의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이 분리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여 대지사용권이 없는 구분소유권의 발생을 방지함으로써 집합건물에 관한 법률관계의 안정과 합리적 규율을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전유부분과 대지사용권의 일체성에 반하는 대지의 처분행위는 효력이 없고, 경매절차에서 전유부분을 낙찰받은 사람은 대지사용권까지 취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와 같은 분리처분금지를 위반한 대지사용권의 처분은 법원의 강제경매절차에 의한 것이더라도 무효라 할 것이다. 결국 구분소유가 아닌 일반건물이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을 거쳐 구분건물로의 변경등기를 경료한 경우, 그러한 건축물대장의 전환등록시점에 구분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 변경등기 이전이라도 구분소유권이 성립하고 대지사용권도 보유하고 있는 것이므로 토지사용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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