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공원사업자 선정은 공정하게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7/02 (화)



대법원 2019.1.10. 선고 2017두43319 판결
 
들어가며
행정청이 복수의 민간공원추진자로부터 공원조성계획 입안 제안을 받은 후 사업시행자지정 및 협약체결 등을 위해 순위를 정하여 그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행위 또는 특정제안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는 행위의 효력이 문제되어 소송이 제기된 경우, 법원은 행정청이 마련한 심사기준에 대한 행정청의 해석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만을 심사해야 하는지, 이에 그치지 않고 행정청의 심사기준에 대한 법원의 독자적인 해석을 근거로 행정청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OO시 OO구 일대에 위치한 OO근린공원(이하 ‘이 사건 공원’)은 국토계획법 제2조 제6호 (나)목의 공원으로, 1993년경 도시관리계획상 공원으로 결정된 공원녹지법 제2조 제3호 (가)목의 공원이다.
피고 OO시장(이하 ‘피고’)은 2015년 5월 28일 민간공원 개발사업 제안서 제출기간 공고를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A 주식회사(이하 ‘원고’), 유한회사 D, 주식회사 E, 피고 보조참가인 F 주식회사(이하 ‘참가인’)가 제안서를 각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은 G 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G 투자증권’)와 공동제안사로서 제안서를 제출하였다.

피고가 마련한 평가항목표에 의하면, 자금조달능력 항목은 참여의향서, 확약서 등을 제출한 금융참여업체 수를 기준으로 1개사인 경우 6점, 2개사인 경우 7점, 3개사인 경우 8점, 4개사인 경우 9점, 5개사인 경우 10점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참가인이 제출한 공동사업협약서의 주요 기재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H 주식회사와 주식회사 J는 시공참여 의향사로서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고, 시공사로서의 참여와 별도로 G 투자증권, 참가인과 협의하에 사업지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중략)

피고의 담당직원은 참가인 및 G 투자증권의 ‘자금조달능력’ 항목 점수를 금융참여업체 수가 2개인 것을 전제로 7점으로 평가하여 원고가 참가인보다 총점 1.8점이 더 높다고 보았고, 2015년 7월 30일 원고에게 유선으로 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들 중 원고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내용의 발표가 곧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안내하였다.

참가인은 2015년 7월 31일 피고에게 H 주식회사, 주식회사 J도 금융참여업체로 산정하여야 한다고 항의하였고, 피고는 이를 받아들여 참가인 및 G 투자증권에 대한 ‘자금조달능력’ 항목의 점수를 9점으로 상향 조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참가인 및 G 투자증권이 86.56점으로 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들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원고가 86.33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피고는 2015년 8월 4일 참가인에게 참가인 및 G 투자증권의 제안서를 수용한다고 통지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제안서 평가 결과 원고의 제안서가 2순위에 해당하고, 선순위 제안사의 협약 등 절차 진행상 하자 등 결격사유가 발생할 경우 원고의 제안서 수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통지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처분기준을 위반하여 원고 및 참가인에게 잘못된 점수를 부여하였으므로 이에 기초한 이 사건 사업대상자선정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사업대상자선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 사건 사업대상자선정처분(우선협상대상자지정처분)을 취소하였다.
 
증거서류에 의하면 의하면 원고의 제안서에 포함된 11개 회사의 각 투자의향서, 금융참여 의향서 등에는 모두 ‘투자할 의향이 있다’거나 ‘대출 또는 금융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 또는 ‘지분출자하겠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의 제안서에 포함된 이 사건 협약서에도 K신탁의 경우 ‘G 투자증권, 참가인과 협의 하에 사업지분에 참여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위 회사들은 모두 적어도 투자의향이 적극적으로 있음을 명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협약서에 참여업체로 포함된 H 주식회사, 주식회사 J가 ‘G 투자증권, 참가인과 협의 하에 사업지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고 기재된 것만으로는 H 주식회사, 주식회사 J가 참가인에게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한다는 의사가 명시적으로 표시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문구에는 참여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금융‘참여’업체라는 표현 자체가 제안사가 아닌 제3의 업체가 사업자금을 지원 내지 투자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므로 이 사건 사업을 제안하는 주체인 제안사는 참여업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G 투자증권은 참가인과 이 사건 사업을 공동제안한 제안사로서 외부 업체로 볼 수 없으므로 금융참여업체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참가인에 대한 자금조달능력 항목의 점수는 6점(금융참여업체가 K신탁 1개인 경우)이 되어야 하고, 이와 달리 피고가 참가인에게 9점을 부여한 것은 피고 자신이 정한 평가기준에 어긋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법원은 해당 심사기준의 해석에 관한 독자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않은 채로 그 기준에 대한 행정청의 해석이 객관적인 합리성을 결여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만을 심사하여야 하고 행정청의 심사기준에 대한 법원의 독자적인 해석을 근거로 그에 관한 행정청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한편 이러한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하여는 그 행정행위의 효력을 다투는 사람이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7.10.12. 선고 2017두4895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H 주식회사, 주식회사 J는 금융참여업체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참가인과 협의하에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고 한 위 회사들도 금융참여업체에 포함된다고 평가한 것이 재량판단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① 제안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더라도 행정청은 제안내용에 반드시 구속되지 않고,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향후 협의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② 따라서 사업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제안단계에서는 금융참여업체들이 참여의사를 확정적, 명시적으로 표시하기 어렵다. 원고 측 금융투자업체의 투자의향서 등에서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③ 제안단계에서 잠정적 참여가 가능한 이상 법적 구속력 없이 참여하는 것과 향후 협의하에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제안단계에서 금융참여업체의 수를 심사하는 것은 향후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업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데 중점이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H 주식회사, 주식회사 J가 참가인에게 자금을 지원하거나 투자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금융참여업체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원녹지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공원녹지법령이 공원조성계획 입안 제안에 대한 심사기준 등에 대하여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거나 어떠한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원 조성사업 제안자들 중 특정 제안자를 우선협상자로 지정하는 행위에 있어서는 일차적으로 행정청의 재량이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여 건전하고 문화적인 도시생활을 확보하고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데에 이바지하기 위한 공원녹지법의 목적 등을 고려하면, 행정청이 복수의 민간공원추진자로부터 자기의 비용과 책임으로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의 공원조성계획 입안 제안을 받은 후 도시·군계획시설사업 시행자지정 및 협약체결 등을 위하여 순위를 정하여 그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행위 또는 특정 제안자를 우선협상자로 지정하는 행위는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보아야 한다.

즉 공원조성계획 입안 제안을 받은 행정청이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필요한 심사기준 등을 정하고 그에 따라 우선협상자를 지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도시공원의 설치·관리권자인 시장 등의 자율적인 정책 판단에 맡겨진 폭넓은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그 설정된 기준이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투자의향서의 다소 모호한 문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원고측의 사정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나 본 대법원 판결은 행정청의 심사기준에 대한 해석 역시 문언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객관적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심사기준을 마련한 행정청의 재량영역에서의 적정한 판단에 보다 무게를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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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분양대금, 반환은 누가?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3다55447 판결 들어가며상가 분양자인 갑 주식회사가 수분양자 을과 상가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 갑 회사는 병 주식회사와 체결한 분양관리신탁계약 및 대리사무계약에 따라 분양대금채권을 병 회사에 양도하였고, 수분양자인 을이 이를 승낙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 국토와교통 2018년 10월호(411호)
도급계약 제대로 해제되었나?

  대법원 2016.12.15. 선고 2014다14429, 14436 판결   들어가며 갑과 을이 일정한 제작물의 제작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도급계약서에 ‘갑은 을이 계약을 위반하여 기간 내에 제작을 완료할 수 없는 경우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었..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 국토와교통 2018년 09월호(4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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