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지목변경되면 개발부담금 내야하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09/04 (수)



대법원 2018. 3. 27. 선고 2014두43158 판결
 
들어가며
사업시행자가 개발사업을 시행한 결과 사업대상토지의 지가가 상승하여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는 불로소득 성격의 개발이익이 생긴 경우 이를 일부 환수함으로써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발부담금이 부과된다. ‘조성이 완료된 기존 대지’에 절토나 성토 없이 건축물이나 공작물을 설치하기 위해 경미한 형질변경을 하였을 뿐이고 해당 토지의 지목이 ‘건축물의 부지’에 해당하는 여러 지목들 중 단지 지상건물의 용도에 따라 변경되었음에 불과한 경우(대->창고용지), 형질변경허가를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 A(이하 ‘원고’)는 2010.1.20 피고 B시장(이하 ‘피고’)으로부터 원고 소유의 OO시(주소 1 생략) 대 853㎡(이하 ‘제1토지’)에 창고시설의 부지를 조성하기 위한 토지형질변경허가나 별도의 토지개발과 관련한 인가 등은 받지 않은 채 창고시설을 신축하는 내용의 건축허가를 받고 해당 공사를 마친 다음, 2011.5.6 신축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2011.5.11 제1토지의 지목을 ‘창고용지’로 변경하는 지목변경신청절차를 마쳤다.

원고는 2011.7.25경 피고로부터 원고 소유의 OO시(주소 2 생략) 전 681㎡(이하 ‘제2토지’)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소매점)을 건축하는 내용의 건축허가와 그 부지 조성을 위한 형질변경허가를 받아 공사를 마치고 2012.3.7 형질변경에 대한 준공검사, 2012.3.28 신축건축물에 대한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2012.4.4 제2토지의 지목을 ‘대’로 변경하는 지목변경신청절차를 마쳤다.

피고는 2012.6.13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개발부담금 5568만 9340원(= 제1토지에 관하여 834,590원 + 제2토지에 관하여 개발부담금 5485만 4750원) 부과처분을 하였다.
첫째, 제1토지에 창고시설이 신축되어 제1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된 것은 개발이익환수법 및 시행령에 따른 ‘물류시설용지조성사업’의 하나로 규정된 ‘건축법에 근거하여 창고시설의 설치로 사실상 또는 공부상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을 위한 용지조성사업’에 해당한다.
둘째, 제2토지에 제1종 근린생활시설(소매점)을 건축하여 제2토지의 지목이 ‘전’에서 ‘대’로 변경된 것은 개발이익환수법 및 시행령에 따른 ‘제1종 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하기 위한 용도로 국토계획법 제56조의 형질변경허가에 따라 토지를 개발하는 사업’에 해당한다.

셋재, 제1토지의 개발사업과 제2토지의 개발사업은 개별적으로는 그 사업대상 토지면적이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 규모(최소면적기준)인 990㎡에 미달하지만 같은 항 제2문에 따라 ‘동일인이 연접한 토지에 하나의 개발사업이 끝난 후 5년 이내에 개발사업의 인가 등을 받아 사실상 분할하여 시행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각 사업대상 토지면적을 합한 1534㎡에 하나의 개발사업이 시행된 것으로 간주하여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
피고는 2012.12.10 제1토지에 관하여 개발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인정하여 위 개발부담금 부과처분 중 제1토지 부분을 직권으로 취소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제2토지에 관한 개발부담금 부과처분만을 다투고 있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사건 개발부담금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였다.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이 사건 제1토지에 절토·성토 등 이를 평탄하게 하는 공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제1토지 개발사업이 법률 제5조 제1항 제5호, 시행령 제4조 제1항 전문 별표1 제5호의 개발부담금 부과대상 개발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원고가 위 공사를 하였는지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지적공부상 지목이 전·답·임야 등인 토지에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아 창고시설을 설치하는 경우 위 토지의 주된 용도 및 지적공부상 지목이 창고용지로 변경되고 이로 인하여 당해 토지의 가액이 정상지가상승분을 초과하여 상승할 수 있는 바, 그로 인한 개발이익에 대하여 개발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의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위 사업을 시행하기 전에 위 토지가 이미 평탄하게 되어 있어 절토·성토 등 위 토지를 평탄하게 하는 공사를 별도로 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특정 토지에 절토·성토 등 이를 평탄하게 하는 공사를 한 다음 창고시설을 건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지적공부상의 지목이 창고용지가 아닌 토지에 창고시설을 건축함으로써 그 토지의 주된 용도 또는 나아가 지적공부상의 지목이 창고용지로 변경된다면 이 역시 창고용지의 조성에 해당할 수 있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를 시행령 제4조 제1항 전문 별표1 제5호의 ‘용지조성’에 포함시킨다고 하여 문언의 의미를 넘어서는 해석이라고 할 수 없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원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고는 제1토지에서 위와 같이 창고시설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절토나 성토 없이 형질변경허가가 필요 없는 경미한 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사회·경제적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단지 지상건물의 용도에 따라 제1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된 점만으로 제1토지의 지가가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여 상승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피고조차도 제1토지에 개발이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인정하여 제1토지에 관한 개발부담금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바 있다.

원고가 제1토지에 창고시설을 신축함에 따라 그 지목이 ‘대’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된 것은 관계 법령에 따라 인가 등을 받아 용지조성사업이 시행된 경우가 아닐 뿐만 아니라, 토지의 경미한 형질변경을 통해 지가상승이 유발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는 개발이익환수법령에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건축법에 근거하여 창고시설의 설치로 사실상 또는 공부상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을 위한 용지조성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제1토지에서 시행된 사업이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2문에 따라 그 면적을 포함한 합산면적을 기준으로 개발부담금을 부과할 수 없다. 그리고 제2토지만으로는 시행령 제4조 제1항 제1문 제2호의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의 규모(최소면적기준)인 990㎡에 미달하므로 제2토지의 개발사업 역시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개발이익환수법령의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인 ‘건축법에 근거하여 창고시설의 설치로 사실상 또는 공부상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을 위한 용지조성사업’에 반드시 토지 자체에 대한 물리적 개발행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제1토지에서 시행된 사업이 이 규정에 따른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제1토지의 면적을 포함한 합산면적을 기준으로 개발부담금을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개발부담금 부과 대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개발부담금제도는 사업시행자가 개발사업을 시행한 결과 사업대상토지의 지가가 상승하여 정상지가상승분을 초과하는 불로소득 성격의 개발이익이 생긴 경우에 이를 일부 환수함으로써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토지에 대한 투기를 방지하여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하려는 제도이다. 개발부담금은 부과종료시점의 지가에서 부과개시시점의 지가, 부과기간의 정상지가상승분, 개발비용을 뺀 금액에 20/100 내지 25/100의 부담률을 곱하여 산정하게 되므로 관련 규정들의 내용과 취지를 종합하면 개발부담금은 건축물의 건축사업으로 인한 개발이익을 환수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토지의 개발사업으로 인한 개발이익을 환수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개발부담금은 토지의 개발사업에 대한 인가 등이 있는 경우에만 부과될 수 있으므로 물류시설용지조성사업이란 토지의 형질변경 등을 통해 지가상승을 유발하는 ‘토지의 개발사업’으로서 건축물의 건축에 대한 허가가 아니라 그 건축물의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관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인가 등을 받아야 하는 경우’로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물류시설용지조성사업의 하나로 규정된 ‘건축법에 근거하여 창고시설의 설치로 사실상 또는 공부상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을 위한 용지조성사업’이란 단순히 창고시설을 건축하는 사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창고시설의 부지로 사용할 토지에 대한 형질변경허가 등을 받아 그 부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시행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창고시설의 설치로 사실상 또는 공부상의 지목변경이 수반되는 사업을 위한 용지조성사업’이라는 법 문언 자체를 볼 때 개발부담금의 부과 대상이 되는 개발사업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창고시설의 사실상 설치’나 ‘그에 수반되는 지목변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나아가 창고시설의 부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원고는 제1토지에서 위와 같이 창고시설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절토나 성토 없이 형질변경허가가 필요 없는 경미한 행위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고, 사회·경제적 현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단지 지상건물의 용도에 따라 제1토지의 지목이 ‘대’에서 ‘창고용지’로 변경된 점만으로 제1토지의 지가가 정상지가 상승분을 초과하여 상승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개발부담금 부과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의 판시는 타당하다고 사료된다. 이와 같이 형질변경허가 등을 받을 필요가 없는 변경의 경우에는 개발부담금의 부과 대상인 ‘물류시설용지조성사업’이 시행된 경우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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