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구분점포, 독립성이 있어야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19/11/06 (수)



대법원 2017.12.22. 선고 2017다225398 판결
 
들어가며
구분건물의 소유권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에서 목적물인 구분건물의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매도인의 구분건물 소유권이전의무가 원시적 불능이 되어 매매계약은 무효가 된다. 상가 구분점포의 소유권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상가분양계약에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원시적 불능이 되어 분양계약이 무효라고 하려면 ‘매매계약 당시’에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이 없으면 되는 것인지, ‘매매계약 당시’ 뿐만 아니라 ‘그 후로도’ 약정에 따른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해야 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와 더불어 이용상 독립성 구비여부를 판단하는 방법도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피고 C(이하 ‘피고’)는 2008년경 OO시 OO구 (주소 생략)에 있는 □□□□ 건물(지하8층, 지상16층 규모)의 지하2층(1개의 전유부분으로 구성, 용도 : 판매시설, 전용면적 : 3,691.20㎡)(이하 위 □□□□ 건물 전부를 ‘이 사건 상가’라 함)을 분할하여 일반에 분양하는 내용의 분양사업을 시행하였다.

원고 B는 2009년 5월 7일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지하2층 점포 디○○○호(전용면적 6.51㎡, 공유면적 19.32㎡)에 관하여 분양대금 1억 5021만 7000원으로 하는 분양계약을, 원고 A는 2010년 2월 26일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상가 지하2층 점포 디△△△호(전용면적 4.97㎡, 공유면적 14.74㎡)에 관하여 분양대금 1억 1462만 5000원으로 하는 분양계약을 각 체결한 다음, 피고에게 위 각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이 사건 각 분양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점포에 대하여 등기완료일부터 2년간 OOO에서 지급하는 수익금을 포함하여 연 10% 수익금 보장한다”는 내용의 수익금지급보장 동의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고, 원고들이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내용의 수익금지급보장 약정이 체결되었다.

주식회사 E는 2006년 11월 3일 이 사건 상가 지하2층부터 지상7층까지를 2007년 4월 13일부터 2017년 4월 12일까지 10년간 임차하였고, 주식회사 E와 주식회사 F가 합병되어 설립된 주식회사 H가 이 사건 각 분양계약 체결 이전부터 이 사건 상가 지하2층 전체를 점유하면서 일체로서 ◇◇백화점 식품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분양대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각 점포는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이 없어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은 원시적 불능으로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지급받은 각 분양대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으므로 동 분양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이 사건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를 인용하였다.
집합건축물대장상 용도가 판매시설로 지정되어 있는 이 사건 각 점포가 구분소유권의 객체로서 적합한 물리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벽 등의 견고한 구조물에 의해 전용 부분이 명확히 구분되거나 적어도 구조상 독립성 요건을 완화한 집합건물법 제1조의2, 경계표지 및 건물번호표지 규정 제1조, 제2조가 정하고 있는 요건에 따라 경계를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경계표지가 바닥에 견고하게 설치되고 점포별로 부여된 건물번호표지가 견고하게 붙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점포를 포함한 이 사건 상가 지하2층 점포들은 외벽 등의 견고한 구조물에 의하여 전용 부분이 명확히 구분된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바닥에 경계를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는 경계표지와 점포별로 부여된 건물번호표지가 견고하게 붙어 있지 않은 채 별지 현황도면상 각 점포의 구분과 상관없이 일체로써 ◇◇백화점 식품관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이 사건 각 점포는 구조상으로나 이용상으로 다른 부분과 구분되는 독립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구조상 독립성 요건을 완화한 집합건물법 제1조의2, 경계표지 및 건물번호표지 규정 제1조, 제2조에 규정된 요건마저도 다 갖추지 못하여 이 사건 상가 제2층의 한 구획에 불과할 뿐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각 점포에 관하여 건축물대장상 별개의 구분건물로 등재되고 등기부상 구분소유권의 목적으로 되어있더라도 그러한 등기는 무효이고 결국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점포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점포는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이 없어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은 무효이고 이에 따라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지급받은 각 분양대금은 법률상 원인이 없게 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분양계약에 따라 원고들로부터 지급받은 분양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점포가 있는 이 사건 상가 지하2층은 일체로써 임대되어 백화점 식품관으로 이용되고 있어 그 임대기간 중에는 점포별로 구획과 차단시설을 설치하거나 경계표지와 건물번호표지가 견고하게 설치·부착되어 있지 않으나 이 사건 분양계약의 체결 경위나 수익금보장약정의 내용과 위와 같은 표시의 설치 용이성 등에 비추어 임대기간 종료 이후에도 종전과 같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각 점포가 집합건물법 제1조의2가 적용되는 구분점포인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분양계약 이후에도 그 사용관계에 따라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 의하여 완화된 구조상 독립성이 인정될 여지가 충분하고 이는 이 사건 상가의 현황을 알고서 분양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의 의사에도 부합한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집합건물법이 구조상 독립성을 완화하여 온 입법태도까지 보태어 보면, 원심이 드는 사정만으로 장차 구분건물에 필요한 점포의 경계표지나 건물번호표지를 갖추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비록 전용면적이 협소하기는 하지만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구분점포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효용가치가 없다고 단정하기도 어렵고 달리 이용상 독립성을 인정하지 아니할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집합건물에 있어서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에 관한 법리와 계약 무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1동의 건물에 대하여 구분소유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물리적인 측면에서 1동의 건물이 존재하고, 구분된 건물부분이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1동의 건물 중 물리적으로 구획된 건물부분을 각각 구분소유권의 객체로 하려는 구분행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이용상 독립성’이란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되는 해당 건물부분이 그 자체만으로 독립하여 하나의 건물로서의 기능과 효용을 갖춘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의미의 이용상 독립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해당 부분의 효용가치, 외부로 직접 통행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해당 건물부분이 집합건물법 제1조의2의 적용을 받는 ‘구분점포’인 경우에는 그러한 구분점포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구분건물의 소유권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소유권이전의무가 원시적 불능이어서 그 계약이 무효라고 하기 위해서는 매매 목적물이 ‘매매계약 당시’ 구분건물로서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을 구비하지 못했다는 정도를 넘어서 ‘그 후로도’ 매매 목적물이 당사자 사이에 약정된 내용에 따른 구조상, 이용상 독립성을 갖추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하다고 평가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분양계약 당시 이 사건 상가 지하2층 점포들이 외벽 등의 견고한 구조물에 의하여 전용 부분이 명확히 구분된 적이 없고 바닥에 경계를 명확히 알아볼 수 있는 경계표지와 점포별로 부여된 건물번호표지가 견고하게 붙어 있지 않았더라도 동 표지의 설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고 또한 이 사건 점포는 집합건물법 제1조의2가 적용되는 구분점포이므로 이 사건 분양계약 이후에도 그 사용관계에 따라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 따른 완화된 구조상 독립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점포는 공용부분인 통로에 직접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른 전유부분을 거치지 않고 외부로 직접 통행하는 것이 가능함이 확인된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점포가 비록 전용면적이 협소하기는 하지만 집합건물법 제1조의2에서 정한 구분점포에 해당한다는 점, 매매계약 이후 표지의 설치가 그리 어렵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용상 독립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점포가 구분소유권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하기는 힘들다고 사료된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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