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연결도로는 생활기본시설인가?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02/07 (금)



대법원 2019.3.28. 선고 2015다49804 판결
 
들어가며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에 의하면,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주거용 건축물을 제공함에 따라 생활의 근거를 상실하는 사람(이주대책대상자)을 위하여 사업시행자는 이주대책을 수립ㆍ실시하거나 이주정착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주대책의 내용에는 도로, 급수시설, 공공시설 등 생활기본시설이 포함되어야 하는 바 이와 관련하여 사업지구 안의 주택단지 입구와 사업지구 밖에 있는 도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도로가 생활기본시설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OO시 OO동 일대 토지 약 930만㎡는 2001년 12월 26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고시되었는바 OO공사, △△공사, OO시, OO도는 위 택지개발예정지구를 사업지구(이하 ‘이 사건 사업지구’)로 하는 OO지구 택지개발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의 공동사업시행자가 되었다.

이 사건 사업에 대하여 2003년 12월 30일 택지개발계획 승인, 2004년 12월 30일 택지개발실시계획 승인이 있은 이후 2005년 5월 18일 택지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승인을 통하여 확정된 사업대상 용지 면적과 추정 조성원가를 토대로 2005년 5월 23일 택지공급승인이 이루어졌다. 이후 여러 차례 위 택지개발계획이 변경되어 사업대상 용지 면적과 사업내용이 수정되었으나 그 골간은 대체로 유지되었다.

한편, △△공사는 2009년 10월 1일 OO공사와 합병하여 피고 OOO공사(이하 ‘피고’)가 되었다.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지구 내에 거주하였는 바 피고는 이 사건 사업지구에 편입되어 그 소유의 주택 또는 토지 등이 수용됨으로써 생활근거지를 잃게 된 이 사건 원주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의 일환으로 이 사건 사업의 시행으로 사업지구 내에 조성될 단독주택용지를 특별분양하기로 하고, 2007년 10월 22일경 단독주택용지 공급공고, 2008년 4월 2일경 이주자택지 공급공고 등을 마쳤다.

피고는 당초 이주대책대상자들에게 1필지 230㎡씩을 조성원가의 80% 이하 수준(조성원가에서 생활기본시설 설치비를 공제한 금액 기준)으로 공급하되, 획지분할여건상 불가피하게 위 면적을 초과하는 부분은 감정가격으로 공급하겠다고 공고하였다가 2006년 11월경 이주자택지의 공급가격을 265㎡까지는 위와 같이 감경된 가격으로 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감정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택지공급계획에 관하여 건설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피고는 이주대책대상자에게 특별공급하는 택지의 분양대금과 일반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택지의 분양대금을 다르게 정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원주민들과 이 사건 사업지구 내의 단독주택용지(이하 ‘이 사건 이주자택지’)에 관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원주민들은 이 사건 각 분양계약상 지위를 피고의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해당 원고에게 이전해주거나 해당 제3자에게 이전해 주었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분양대금 중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 상당액을 피고가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지구 중 주택단지 내에 설치된 도로와 도시지원시설용지에 포함된 도로 11만 6024㎡도 생활기본시설 설치면적인 도로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도로·급수시설·배수시설 그 밖의 공공시설 등 당해 지역조건에 따른 생활기본시설’이라 함은 주택법 제23조 등 관계 법령에 의하여 주택건설사업이나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주체가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 도로 및 상하수도시설, 전기시설·통신시설·가스시설 또는 지역난방시설 등 간선시설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하고, 간선시설에 해당하는 도로는 주택단지 안의 도로를 당해 주택단지 밖에 있는 동종의 도로에 연결시키는 도로를 모두 포함한다고 할 것인데,
 
갑 제12호증의 10, 11, 갑 제84호증의 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지구 내의 도시지원시설용지는 OO도에 의해서 OO사업용지로 개발되어 초청연구용지, 일반연구용지, 연구지원용지 등으로 공급되는 등 연구·업무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설령 OO도가 도시지원시설용지 일부에 도로를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도시지원시설로서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이는 도시지원시설 내부에서의 통행을 위한 도로이므로 간선시설로서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주택단지 안의 도로를 주택단지 밖에 있는 동종의 도로에 연결시키는 도로가 간선시설로서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주택단지 내의 도로는 그 개념 자체로 간선시설에 해당할 수 없는 것인 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원고들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도로 설치비용 해당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상고를 받아들여 이 부분 파기환송하였다.
 
원심은 이 사건 사업지구 내의 도시지원시설용지는 OO도에 의해서 OO사업용지로 개발되어 초청연구용지, 일반연구용지, 연구지원용지 등으로 공급되는 등 연구·업무시설로 사용되고 있는데 설령 OO도가 도시지원시설용지 일부에 도로를 설치한다 하더라도 도시지원시설로서의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이는 도시지원시설 내부에서의 통행을 위한 도로이므로 간선시설로서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도시지원시설용지에 포함된 도로 11만 6024㎡도 생활기본시설 설치면적인 도로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동사업시행자 중 하나인 OO도가 도시지원시설용지 내에 설치한 도로는 OO지역의 일부 주택단지(○○○-○, △△-△ 단지와 그 주변 단지) 입구와 이 사건 사업지구 밖에 있는 도로에 연결되는 □□로를 연결하는 도로, OO지역의 OO역을 중심으로 한 중심상업지구와 위 □□로를 연결하는 도로, 그 밖에 도시지원시설용지 내에서 주변을 연결하는 도로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 OO도가 도시지원시설용지 내에 설치한 도로는 모두 사업지구 안의 주택단지 등의 입구와 사업지구 밖에 있는 도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도로로서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주대책대상자와 사업시행자 사이에 체결된 택지에 관한 특별공급계약에서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킴으로써 이주대책대상자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까지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게 되었다면, 특별공급계약 중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킨 부분은 강행법규인 구 토지보상법 제78조 제4항에 위배되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심으로서는 택지조성원가 산정 시를 기준으로 생활기본시설인 도로의 설치비용에 해당하는 부분이 얼마인지 심리·확정한 후 원고들이 체결한 특별공급계약에서 무효가 되는 부분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OO도가 도시지원시설 내에 설치한 도로는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생활기본시설인 도로의 범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판결의 의미
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구 토지보상법’) 제78조 제4항은 이주대책의 내용에는 이주정착지에 대한 도로, 급수시설, 배수시설 그 밖의 공공시설 등의 생활기본시설이 포함되어야 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은 사업시행자의 부담으로 한다고 정하였다. 이러한 토지보상법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킴으로써 이주대책대상자가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까지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였다면, 택지공급계약 중 생활기본시설 설치비용을 분양대금에 포함시킨 부분은 강행법규인 구 토지보상법 제78조 제4항에 위배되므로 무효로 보아야 한다.

원심은 이 사건 도로가 도시지원시설 내부도로에 불과하여 생활기본시설이 아니라고 보았으나, 사업시행자가 설치한 도로 중 주택단지입구와 이 사건 사업지구 밖의 도로에 연결되는 도로를 연결해주는 도로 혹은 도시지원시설용지 내에서 주변을 연결하는 도로 등이 존재한다면 이는 주택단지와 외부도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가지는 도로로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외부 연결 기능을 가지는 도로는 대법원 판례의 판시와 같이 생활기본시설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공익사업의 시행자가 이주대책대상자에게 생활기본시설로서 제공하여야 하는 도로에는 길이나 폭에 불구하고 주택법 상 간선시설에 해당하는 도로, 즉 주택단지 안의 도로를 해당 주택단지 밖에 있는 동종의 도로에 연결시키는 도로가 포함됨은 물론, 사업시행자가 공익사업지구 안에 설치하는 도로로서 해당 사업지구 안의 주택단지 등의 입구와 사업지구 밖에 있는 도로를 연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도로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지구 내 주택단지 등의 기능 달성 및 전체 주민들의 통행을 위한 필수적인 시설로서 생활기본시설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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