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임야는 공원이 되었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04/03 (금)



대법원 2019.7.11. 선고 2018두47783 판결
 
들어가며
일정한 임야를 근린공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가 있은 후 근린공원 조성계획에서는 그 임야가 공원 진입광장의 일부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경우 동 임야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따라 공원부지에서 제외되는 것인지, 아니면 공원조성계획 결정에 따라 공원 진입광장으로서 공원부지에 포함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소외인은 2001년 3월 9일 서울 OO구 소재 임야 694m²(이하 ‘이 사건 임야’) 등을 취득한 후 2002년 8월 12일 피고 B구청장(이하 ‘피고’)에게 이 사건 임야 등에 관한 형질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이 사건 임야는 낮은 경사도의 나대지 형태의 녹지로서 동쪽으로 제3종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하는 ○○동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에 접해 있고 남쪽으로 이 사건 아파트 진입도로에 접해 있으며, 북쪽으로 도시계획상 폭 8m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도시계획시설(공원)인 ○○근린공원과 이어져 있다.

피고는 2002년 10월 1일 소외인의 위 형질변경허가신청에 대한 반려처분을 하였는데 소외인이 제기한 위 반려처분에 대한 취소청구 소송에서 위 반려처분 중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는 일부 승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됨에 따라 위 반려처분은 취소되었다.
주식회사 F와 소외인(2015.3.31까지 위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이하 위 회사와 함께 ‘소외인 등’이라 함)은 2016년 2월 2일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6년 9월 5일 위 신청을 받아들여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에 따라 소외인 등에게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개발행위허가를 하였다.

소외인 등은 2016년 11월 23일 피고에게 이 사건 임야에 지상 8층, 지하 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및 교육연구시설 용도의 건물을 신축하는 내용의 건축허가 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6년 12월 23일 위 신청을 받아들여 건축법 제11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소외인 등에게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건축허가(이하 위 개발행위허가 및 위 건축허가를 합쳐서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함)를 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주민들이다. 원고들은 피고가 행한 이 사건 각 처분은 도시관리계획에 반하거나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위법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개발행위허가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에 대한 개발행위허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원녹지법’) 제16조 제1항은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되었을 때에는 그 도시공원이 위치한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특별시장 등이 그 도시공원의 조성계획, 즉 공원조성계획을 입안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6조의2 제1항 및 제2항은 공원조성계획의 결정·변경은 도시·군관리계획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공원녹지법 제2조 제3호는 국토계획법 제2조 제6호 나목에 따른 공원으로서 도시계획법 제30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된 공원을 도시공원에 포함하고 있고, 국토계획법 제2조 제4호 다목은 도시·군관리계획에 기반시설의 설치·정비 또는 개량에 관한 계획을 포함하며, 국토계획법 제2조 제6호 나목은 공원을 기반시설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공원녹지법상의 공원조성계획은 국토계획법에 따라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여 그 범위 내에서 도시공원을 구체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행정계획이고 따라서 기존의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에 어긋나는 공원조성계획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범위 내에서 효력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위 인정사실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관련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기 위하여 2008년 12월 18일자 도시관리계획변경결정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가 국토계획법상 도시·군관리계획에 의한 도시계획시설인 ○○근린공원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 이상, 이 사건 임야가 여전히 ○○근린공원에 편입되어 있는 것으로 표시된 2016년 5월 4일자 공원조성계획(변경)결정은 2008년 12월 18일자 도시관리계획변경결정에 어긋나므로 그 범위 내에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원고들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보면, 다음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OO시장은 2004년 6월 21일 이 사건 임야 등을 ○○근린공원에 편입시키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 공원) 변경결정·고시를 하였다(위 도시관리계획 변경결정 중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부분을 이하 ‘종전 처분’이라 함). ② 이 사건 임야의 소유자인 소외인이 OO시장을 상대로 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종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 ③ OO시장은 2008년 12월 18일 위 관련 확정판결에 따라 이 사건 임야를 ○○근린공원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도시계획시설: 공원) 변경결정·고시를 하였다.

한편 OO시장의 2008년 5월 15일자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결정·고시에는 이 사건 임야가 ○○근린공원에 ‘진입광장’의 일부로 포함되어 있었고, OO시장의 2016년 5월 4일자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결정·고시에서도 이 사건 임야는 여전히 2008년 5월 15일자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결정·고시와 마찬가지로 ‘진입광장’으로서 ○○근린공원에 포함된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사정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임야는 공원조성계획의 전제가 되는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에서 제외되었고, 그 후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결정에 이 사건 임야가 ○○근린공원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표시된 부분은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에 저촉되어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각 처분이 위 ○○근린공원 조성계획 변경결정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판단은 위와 같은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 정당하다. 원심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원녹지법 제16조, 제16조의2를 위반하거나 공원조성계획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원고들의 상고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결의 의미
공원녹지법 제2조 제3호 (가)목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 (나)목에 따른 공원으로서 같은 법 제30조에 따라 도시·군관리계획으로 결정된 공원”을 도시공원의 하나로 정하고, 제16조 제1항은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군관리계획이 결정되었을 때에는 그 도시공원이 위치한 행정구역을 관할하는 특별시장 등이 그 도시공원의 조성계획을 입안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토계획법 제43조 제1항 본문은 지상·수상·공중·수중 또는 지하에 기반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때에는 그 시설의 종류·명칭·위치·규모 등을 미리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관련 규정을 해석해보면 공원녹지법상 공원조성계획은 공원의 구체적 조성에 관한 행정계획으로서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이 결정되어 있음을 전제로 한다. 특히 도시공원의 부지 등 공간적 범위는 도시관리계획 단계에서 결정되는 것이고, 공원조성계획은 위 도시관리계획을 전제로 하여 도시공원의 내용과 시설 배치 등 구체적 사항을 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본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 임야가 도시공원의 설치에 관한 도시관리계획에서 제외된 이상, 동 임야를 ○○근린공원에 포함시키고 있는 공원조성계획은 위 도시관기계획에 저촉되어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즉 도시관리계획결정·고시와 그 도면에 비추어 볼 때 특정 토지가 도시관리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음이 명백한데도 도시관리계획을 집행하기 위한 후속 계획이나 처분에서 그 토지가 도시관리계획에 포함된 것처럼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것은 실질적으로 도시관리계획결정을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여 국토계획법 제30조 제5항에서 정한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당연무효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 임야는 도시관리계획상 공원 부지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개발행위허가 및 건축허가가 도시관리계획에 어긋난다거나 도시계획사업의 시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할 수 없다. 도시공원의 공간적 범위는 공원조성계획이 아니라 도시관리계획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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