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6월 1일, 월요일


국토와교통

2020년 5월호
(통권 430호)


교통시설부담금 면제되나?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입력 2020/05/08 (금)



대법원 2018. 11. 9. 선고 2016두51610 판결

들어가며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광역교통법’)에 의하면 광역교통시행계획이 수립ㆍ고시된 대도시권에서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주택건설사업 등을 시행하는 사업시행자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내야 하는데 이 법은 동일 지역에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이 차례로 시행될 경우 후행사업에 대해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일정한 경우 부담금의 감면을 정하고 있다.
 
구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2014.1.14. 법률 제12251호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른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시행되고 이어서 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이 시행되는 경우 후행사업인 보금자리주택건설사업은 광역교통법 상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면제대상 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관계
OO부 장관은 2012년 12월 11일 OO시 OO구 OO동 일대 주택지구의 명칭을 “OO 보금자리주택지구(이하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사업시행자를 “OOO공사”로 지정하는 내용의 “OO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변경 및 지구계획변경”을 승인·고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OOO공사는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을 시행하였다.

OOO공사는 사업비 마련을 위하여 2014년 5월 27일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에게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의 택지 중 OO블록 대 5만 212㎡(이하 ‘이 사건 부지’)를 626억 5764만원에 매도하였다.
원고는 2015년 5월 19일 피고 B 시장(이하 ‘피고’)으로부터 주택법 제16조에 따라 이 사건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14~20층의 아파트 12개동 849세대(74㎡형 116세대, 84㎡형 149세대, 99㎡형 34세대, 101㎡형 550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12개동을 건설·공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고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

피고는 2015년 6월 2일 원고에게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4호, 제11조의4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에 대하여 광역교통시설부담금 9억 2984만 9000원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1호의 택지개발사업 또는 제3호의 대지조성사업에 해당하므로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의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부과대상으로 결정된 사업이고, 원고의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은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 내에서 시행되는 것으로서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4호에 따른 주택건설사업이므로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여 부담금 부과 대상으로 결정된 사업의 지구, 구역 또는 사업지역에서 시행되는 같은 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 제6호 및 제7호의 사업에 대하여는 부담금을 부과하지 아니한다)에 따라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부과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광역교통시설부담금부과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광역교통시설부담금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인용하였다.
보금자리주택법 제18조 제1항 제28호, 제35조 제4항 제21호에 의하면,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시행자가 보금자리주택지구계획을 수립하여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거나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은 때에는 택지개발촉진법 제6조에 따른 행위의 허가, 주택법 제16조에 따른 사업계획의 승인 등을 받은 것으로 의제된다. 이에 따르면 결국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른 보금자리주택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택지개발촉진법, 주택법 등이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므로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각호에서 규정한 택지개발촉진법 등에 따른 개발사업과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라 시행되는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실질이 다르다고 볼 수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광역교통법상의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으로 규정된 사업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그 사업은 위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부담금 부과대상으로 결정된 사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OOO공사에 대하여 이 사건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따른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시행자인 OOO공사는 여전히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납부의무를 진다고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에 의하여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면제대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이 면제되어야 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에 대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대법원 판결의 요지
원심 판결에 대해 피고가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주된 인허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법률에서 주된 인허가가 있으면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한다는 규정을 둔 경우, 주된 인허가가 있으면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가 있는 것으로 보는 데 그치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다른 법률에 의하여 인허가를 받았음을 전제로 하는 그 다른 법률의 모든 규정들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는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여 부담금 부과대상으로 결정된 사업의 지구, 구역 또는 사업지역에서 시행되는 같은 항 제1호부터 제4호까지, 제6호 및 제7호의 사업에 대하여는 부담금을 부과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취지는 동일 지역에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이 차례로 시행될 경우 뒤에 시행되는 사업에 대하여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지 아니하도록 하여 부담금의 이중부과를 방지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동일 지역에서 나중에 시행되는 사업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의 면제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앞서 시행된 사업이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여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으로 결정된 사업’에 해당되어야 한다.

결국,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른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에 해당하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이 아니므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시행된 주택건설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른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면제 대상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주택건설사업에 대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은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면제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한다.
 
판결의 의미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는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할 수 없으며, 그 행정법규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허용되는 경우에도 그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본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이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의 근거 법률로 보금자리주택법을 들고 있지 않는 데도 위 사업을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에 관한 규정을 그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이 된다고 판시하였다.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른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에서 정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본 대법원 판결은 주된 인허가가 있으면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 주된 인허가가 있으면 다른 법률에 의한 인허가가 있는 것으로 보는 데 그치고 더 나아가 다른 법률에 의하여 인허가를 받았음을 전제로 하는 그 다른 법률의 모든 규정들까지 당연히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보금자리주택법이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시행자가 보금자리주택지구계획의 승인을 받으면 주택법에 따른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보금자리주택법상 보금자리주택지구계획의 승인을 받으면 주택법에 따른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의제함에 그칠 뿐이지 더 나아가 주택법의 모든 규정들까지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부담금 감면 조항의 취지는 본 대법원 판결의 판시와 같이, 동일 지역에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부과대상 사업이 차례로 시행될 경우 뒤에 시행되는 사업에 대하여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부과하지 아니하도록 하여 부담금의 이중부과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후행사업이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른 부담금의 감면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선행사업이 광역교통법 제11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3호 해당 사업이라야 한다.

결국, 보금자리주택법에 따른 보금자리주택지구 조성사업은 부담금 면제의 요건인 선행사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후행사업인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시행된 주택건설사업은 광역교통법 제11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른 광역교통시설부담금 면제 대상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
(전 건설산업비전포럼 공동대표 / 국토교통부 고문변호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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